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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바이러스로 면역항암제 효과 높여 癌 크기 85%↓ 평균 생존기간 58%↑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대장암 복막전이 '면역항암치료’

항암바이러스로 면역항암제 효과 높여 癌 크기 85%↓ 평균 생존기간 58%↑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대장은 결장인 맹장, 상행 결장, 횡행 결장, 하행 결장, 구불결장과 직장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대장에서는 음식으로 섭취한 물과 전해질이 흡수됩니다. 대장 내에서 음식물은 12~25시간을 보냅니다. 소화되지 않은 남은 물질은 분변으로 배출됩니다.

일반적으로 대장암에 걸리면 배변습관에 변화가 생깁니다. 대장에 암이 생기면 장의 연동운동이 더뎌지면서 변비가 생기거나 피가 묻어나는 혈변, 검은변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대장 안의 악성종양으로 대장이 좁아지면서 변의 굵기가 가늘어지거나 복통,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장암은 간이나 폐, 복막에 전이가 잦은 암입니다. 이중 간이나 폐 전이의 경우 표적항암치료에 반응이 좋고, 일부 환자에서는 수술을 통해 완치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복막전이는 암세포가 복막 전체에 전이된 경우가 많아 수술로 제거하기 어렵습니다. 또 표적항암제 또는 면역항암제 등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김찬·전홍재 교수와 이유성 연구원, 이원석 박사,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김창우 교수 연구팀은 항암바이러스를 이용해 면역항암제 효과를 강화하고 대장암의 복막전이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습니다.

이들 연구팀은 대장암의 복막전이 과정에서 암세포가 복강 내 면역반응을 무력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동물 실험을 통해 복강 내에 대장암 세포를 심은 다음 전이된 암 덩어리를 떼어내 분석한 결과 복강 안에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킬러 면역세포인 T세포의 수가 매우 적고, 대부분이 무장해제된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을 규명했습니다.

이후 무력화된 복강 내 면역을 항암바이러스를 이용해 되살릴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여기에 사용한 항암바이러스는 일반적인 바이러스와 달리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고안된 신약입니다. 복강 내 투여 시 부작용 없이 빠르게 항암 면역반응을 유발하고, 대장암의 복막 전이 및 복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특히, 항암바이러스를 PD1 면역항암제와 같이 사용하였을 때 대장암 복막전이가 심하게 퍼져 있는 동물모델에서 대장암의 크기가 85%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복수도 95%이상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효과는 치료가 끝난 후에도 장기간 유지되어 평균 생존기간 또한 17일에서 27일로 58% 연장됐습니다.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찬 교수는 "치료법이 거의 없는 대장암 복막전이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면역항암치료제가 개발의 이론적인 근거를 제시했다"고 했습니다.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