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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안심코드' 악용…BTJ열방센터, 동선 추적 방해 ‘의혹’

인터콥 신도에게 메일 발송 ‘거짓 방문 이력을 꾸며내는 방법’ 적시

'제주안심코드' 악용…BTJ열방센터, 동선 추적 방해 ‘의혹’
경북 상주시 BTJ열방센터 모습. [뉴시스]

[제주=좌승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연쇄감염 전파 경로로 지목된 경북 상주시 BTJ열방센터가 제주도가 운용하고 있는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인 ‘제주안심코드’를 악용해 보건당국의 동선 추적을 방해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14일 파이낸셜뉴스 제주취재본부에 전달된 메일 제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 'BTJ열방센터 참석 시 숙지사항'이라는 제목의 메일이 인터콥 신도들에게 발송됐다. 개신교 선교단체인 인터콥은 BTJ열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해당 메일은 제주안심코드 앱을 이용해 거짓 방문 이력을 꾸며내는 방법에 대해 적시하고 있다.

발신인이 ‘인터콥 서울’로 된 해당 메일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교란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①제주안심코드 앱을 다운받아 QR코드를 찍어서 자신의 위치를 제주도 방문으로 한다 ②휴대폰을 끈다 ③복귀 시까지 절대 휴대폰을 켜지 않는다 ④사진을 절대 찍지 않는다 ⑤외부인에 자신의 위치를 알리지 않는다 ⑥모든 내용은 대외비로 한다’는 내용이 제시된 가운데 ①은 선택, ②~⑥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제주지부 도움으로 검증’이라는 메일 내용을 놓고 볼 때, 이들은 제주 QR코드 사진을 메신저 비밀채팅방으로만 공유하고, QR코드를 인터콥 제주지부를 통해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안심코드' 악용…BTJ열방센터, 동선 추적 방해 ‘의혹’
BTJ열방센터 방문 시 숙지사항이 담긴 메일. 코로나19 방역당국의 동선 추적을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함께 제주안심코드를 활용하는 방법이 제시돼 있다. [독자 제공]

제주안심코드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방문 이력과 접촉자를 파악하기 위해 운영 중인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이다. 사업자가 이용자의 QR코드를 찍어 방문을 확인하는 기존 방법(KI-Pass)과 달리, 이용자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안드로이드)나 앱스토어(iOS)에서 앱을 다운받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이 앱을 통해 사업장에 부착된 QR코드를 촬영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특히 사용자가 QR코드를 인증하는 ‘안심코드 모바일 앱’은 확진자 방문 이력과 접촉자 검색이 가능한 ‘역학조사 확진자 조회 시스템’과 온라인 QR코드 신청과 발급이 가능한 ‘사업자 등록 관리 시스템’과 연동돼 방문이력을 신속하게 조회할 수 있다.

제주안심코드 악용에 대해서도 공무집행 방해와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처벌에 나선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형 안심코드 QR코드를 임의로 복사해 다른 지역에서 사용하면 동선 파악에 큰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기술적인 면과 법적인 면을 모두 고려해 악용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 제주도민 방문자 6명 검사거부·연락두절

한편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부터 BTJ열방센터를 방문한 것으로 통보된 제주도민 39명 중 6명이 여전히 연락을 받지 않거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거부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14일 오후 5시 기준 BTJ열방센터를 방문한 도민 39명 중 30명이 진단검사를 받아 25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검사를 받은 나머지 5명은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고, 추가로 방문자 2명과 연락이 닿아 검체 채취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연락이 닿은 1명은 현재 다른 지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관할 보건소로 이관했다.

도는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경찰과 소재지를 확인하고 즉시 검체 채취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사를 거부한 자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