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거침없는 언사로 '아시아의 트럼프'란 별명을 가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대통령직은 여성을 위한 게 아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케손시에서 열린 고속도로 프로젝트 착수식 연설에서 친딸인 사라 두테르테 다바오시 시장에게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말라고 말했다. 사라 두테르테 시장은 차기 대권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딸이 대통령이 된다면) 내가 겪은 일을 딸도 겪어야 해서 안타까울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것(대통령직)은 여성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성과 여성은 감정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필리핀 헌법상 대통령 임기는 6년 단임제이고 연임은 불가능하다. 악시오스는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이 헌법을 바꿔 재선에 도전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은쟁반에 담아서 내게 주거나 공짜로 10년을 더 줘도 그만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선거 없이 10년 더 대통령을 하라고 해도 거절하겠다는 얘기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밀반입자 즉결 처형 등 초법적인 법 집행과 여성과 성소수자, 소수민족에 대한 증오·혐오 발언 등으로 외부에서 '포퓰리스트' '독재자'란 비판을 받고 있만 필리핀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편 필리핀은 여성 대통령을 두 차례나 배출한 국가다.
첫 여성 대통령은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으로 1986년부터 1992년까지 재임했고,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전 대통령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통치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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