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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듀 투표조작' 김광수 MBK 제작이사 1심서 벌금형.. "업계 불신 초래"

'프듀 투표조작' 김광수 MBK 제작이사 1심서 벌금형.. "업계 불신 초래"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리즈 투표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광수 MBK엔터테인먼트 제작이사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황여진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 이사와 박규헌 포켓돌스튜디오 대표이사에게 각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조성모, 티아라, 씨야, 다비치, SG워너비 등을 발굴한 김 이사는 MBK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으며 현재도 사실상 대표로서 활동하고 있다. 포켓돌스튜디오는 지난 2017년 ‘미스트롯’ 제작을 지원한 MBK엔터테인먼트가 인터파크와 함께 투자해 설립한 연예기획사로, 박씨는 MBK엔터테인먼트의 이사이기도 하다.

박씨는 김씨에게 프듀 시즌1에 참가한 MBK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 3명이 3차, 최종회 순위 발표시 탈락하지 않거나 최종 데뷔조로 선발되게 하고자 차명 아이디(ID)로 온라인투표를 해 연습생들의 투표수를 부풀리자고 제안했고 김씨는 이를 승낙했다.

이에 따라 박씨는 2016년 3월 성명불상자로부터 ID 1만개 리스트를 건네받은 뒤 같은 달 1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MBK엔터테인먼트 직원들에게 해당 ID로 소속 연습생 3명에게 표를 몰아주도록 지시했다.

김씨는 차명 ID로 온라인 투표를 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소속 연습생 3명 중 2명에게 집중해서 투표하라고 하는 등 ID 1만개 중 9945개를 이용해 총 8만9228회에 걸쳐 허위 온라인 투표를 하게 했다.

이로써 두 사람은 CJ ENM의 프듀 시즌1 아이돌그룹 멤버 선발, 데뷔 및 육성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연예기획사 소속 출연자의 오디션 프로그램 순위를 높이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대량의 타인 명의 아이디를 구매해 직원, 소속 연습생 등으로 하여금 특정 출연자에게 대신 투표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 역시 작지 않은 규모의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면서 오디션 형식의 프로그램을 기획, 제작하는 업무에 관여했음에도 업계 내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부정투표와 같은 음성적인 수단을 사용함으로써 관련 업계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는 데 일조했다”고 질타했다.

다만 “피고인들의 부정투표 영향력은 소속 출연자의 순위를 다소 변동시키는 정도의 제한적인 것으로 최종 아이돌그룹 멤버 선발 당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최근 5년간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프듀 시리즈의 시청자 투표 조작 의혹은 지난 2019년 7월 프듀 시즌4인 '프로듀스 엑스(X) 101'의 마지막 경연에서 의외의 인물이 데뷔 조로 선정되면서 제기됐다.

시청자 투표 결과 1위에서 20위의 득표수가 모두 특정 숫자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의혹이 커졌고 수사 결과 프듀 1∼4 전체 시즌에서 투표 조작이 이뤄진 정황이 포착됐다. 이후 재판에 넘겨진 프듀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총괄 프로듀서)는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 징역 1년 8월을 각각 선고받기도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