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는 모습. (뉴스1DB) 2021.1.25/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5일 같은 당 소속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당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을 맡고 있는 배복주 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부끄럽고 참담한 소식을 알려드리게 됐다"며 "지난 1월 15일 발생한 정의당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피해자는 당 소속 국회의원인 장혜영 의원"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에 따르면, 지난 15일 저녁 김 대표는 여의도에서 장 의원과 당무상 식사자리에서 면담을 하고 나오는 길에 장 의원을 성추행했다.
배 부대표는 "면담은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면담 종료 후 나오는 길에서 김종철 대표가 장혜영 의원에게 성추행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은 고심 끝에 1월 18일 젠더인권본부장인 저에게 해당 사건을 알렸고, 그 이후 수차례에 걸친 피해자-가해자와의 면담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배 본부장은 "피해자 요청을 받은 18일부터 일주일간 비공개로 조사한 뒤 오늘 첫 보고하는 것"이라며 "김 대표도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 추가 조사는 더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날 회견에 앞서 대표단 회의를 열고 당 징계 절차인 중앙당기위원회 제소를 결정하고, 당규에 따라 김 대표를 직위해제했다.
배 부대표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종철 대표는 사건 발생되고 곧바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면서 "거의 동시적으로 (사과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 의원 이외에 추가 피해자는 없으며, 이번 사건과 관련 피해자 의사에 따라 형사고소는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장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저는 오늘 이 글을 통해 제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임을 밝힌다"면서 "제가 겪은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 문제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고 심정을 전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적인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것이 저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제가 깊이 사랑하며 몸담고 있는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설령 가해자가 당대표라 할지라도, 아니 오히려 당대표이기에 더더욱 정의당이 단호한 무관용의 태도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저는 대한민국 21대 국회의 국회의원이다.
저의 일상은 정치의 최전선"이라면서 "성폭력에 단호히 맞서고 성평등을 소리높여 외치는 것은 저의 정치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는 반드시 함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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