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전국 최초 실시한 지역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 발표
【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지역 '은둔형 외톨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배 가까이 많고, 10명 중 7명은 20대와 3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광주광역시가 전국 최초로 실시해 26일 발표한 지역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 결과다.
'은둔형 외톨이'는 '일정기간 이상을 자신만의 한정된 공간에서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생활해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현저히 곤란한 사람'을 뜻한다. 일본에서는 지난 1990년대부터 사회문제로 급부상하면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연구가 거의 없었다.
광주시는 지난 2019년 10월 전국 최초로 제정된 '광주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에 근거해 이번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실태조사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지역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10만 세대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됐으며, 응답자 1095명 중 유효표본 349명(당사자 237명, 가족 112명)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에 참여한 '은둔형 외톨이' 349명의 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남성 226명(64.8%), 여성 123명(35.2%) △연령대별로는 20대(155명, 44.4%)와 30대(93명, 26.6%)가 많았고 △최종학력은 대졸 이상이 145명(41.5%) △3~4명의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비율이 56.2%(195명)로 가장 많았다.
외톨이 당사자(237명)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면 △50.6%가 주로 집안에서 생활하지만 가끔 근처 편의점 등에 외출을 했고, 은둔생활 기간은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 31.2% △1년 이상 3년 미만이 24.9%로 가장 많았다.
은둔생활의 주된 계기는 △취업 실패(27.8%)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26.6%) 등이 많았고 평상시 가장 많이 하는 활동(중복 답변)은 △스마트폰 사용(53.2%) △PC·인터넷게임(50.2%) △잠자기(41.8%) 순이었다.
또 △평소 속마음을 털어놓을 대화상대가 전혀 없다는 응답이 60.8%를 차지했고 △42.9%는 가족과 대화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95.8% △PC나 휴대전화가 없으면 잠시도 진정할 수가 없다는 응답은 78.5%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 서투르다는 응답은 93.2%였다.
은둔형 외톨이의 가족(112명)에 대한 조사결과에서는 △은둔생활 당사자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 답답하다는 응답이 83.9% △언제까지 돌볼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응답이 86.6% △은둔생활 당사자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힘들다는 답변도 57.1%였다.
또 △은둔형 외톨이 가족의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이 25.9%였고, 가장 많이 노력한 부분은 △취업 및 직업훈련을 권유 44.1% △대화를 하며 믿고 격려해줬다 36% 등이었으며,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원은 △상담 등 심리적 지원(34.8%) △경제적 지원(18.8%) △진단 및 치료 지원(15.2%) △취업 지원(9.8%) 순이었다.
광주시는 심층면접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22명(당사자 11명, 가족 11명)에 대해 심리학 전공자 4명의 자택 방문을 통해 평균 70분간 개별 면접도 진행했다.
면접 결과 전반적으로 자존감이 부족하고, 대인관계에서 갈등·따돌림 등을 경험한 사례가 많았으며, 사회 재진입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으나 동시에 대인관계에 두려움을 드러내고 있어서 사회복귀가 어려워지는 상황 등 다양한 분석결과가 나왔다.
광주시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은둔형 외톨이'가 자존감을 회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사회적응을 촉진하기 위한 시책을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박향 시 복지건강국장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실태조사여서 대상자 발굴이나 설문지 작성 등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조사결과에 따른 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해 은둔형 외톨이가 사회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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