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술연구원 김희연 박사팀, 촉매 기술 개발
텅스텐에 질소 첨가해 기존보다 100배 활성 우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실 김희연 박사팀이 화학기상증착법을 이용해 다양한 담지량의 텅스텐 단원자 촉매를 만들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온실가스인 메탄을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원료인 에틸렌으로 전환하는 촉매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메탄 전환공정용 촉매에 질소 도핑 기술' 특허를 국내 등록과 미국 출원 완료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에너지소재연구실 김희연 박사팀이 지난 30여 년 간 난제로 여겨지던 '메탄 직접전환공정'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촉매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촉매가 1㎚가 채 되지 않는 크기로, 메탄산화이량화 반응에서 기존의 나노 촉매에 비해 질량당 활성이 100배 이상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메탄은 천연가스나 정유 과정에서 31%, 소나 양 등 반추동물에서 27%가 배출된다. 또한 기타 쓰레기 매립지, 석탄광산 등에서 배출되기도 한다.
메탄을 직접전환하는 기술 중 메탄산화이량화(OCM)는 메탄을 산소와 반응시켜 에틸렌 등으로 직접 전환하는 기술이다. 매우 강한 탄소-수소 결합으로 이루어진 메탄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약 800도 이상의 높은 반응 온도가 필요하다. 반응 중 발열에 의해 촉매가 심각하게 비활성화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열역학적으로 메탄이 에틸렌으로 커플링되는 경로보다 일산화탄소 또는 이산화탄소 등으로 산화되는 경로를 선호해, 에틸렌의 수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실 김희연 박사팀이 텅스텐 단원자 촉매를 만들수 있는 화학기상증착 장비를 만들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메탄 직접전환 공정에 사용되는 촉매의 원자단위 설계기술과 촉매조성 최적화기술 등을 적용해 메탄 직접전환용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텅스텐 계열의 촉매에 간단한 처리만으로 질소성분을 도핑해 촉매를 만들었다.
이 촉매는 메탄 산화반응을 억제하는 동시에 에틸렌 수율이 높다. 연구진은 촉매 제조 과정 중 액체 상태의 피리딘을 일정 농도 첨가하는 것만으로 간단히 질소를 도핑했다. 이렇게 도핑된 질소 성분은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장시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또한, 기존에 반도체 공정에서 주로 사용하던 화학기상증착 기술을 촉매 제조 공정에 적용해, 단원자 규모의 텅스텐 촉매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반도체 공정에서 무결점의 박막을 제조하는데 사용하는 화학기상증착법을 촉매 입자의 합성에 응용한 것이다. 촉매 반응에서는 촉매 표면의 결점이 곧 반응활성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김희연 박사 "지난 25년 간 수행한 촉매연구 중 메탄 직접전환 공정은 반응경로가 매우 복잡하고 공정변수 영향이 심각해 가장 어려운 주제 중 하나였다"며 "당장 결과가 보이는 상업성 높은 연구도 중요하겠으나, 메탄 직접전환용 촉매 기술은 탄소중립뿐만 아니라 미래의 에너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써 그 중요성이 크므로 촉매연구에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진은 텅스텐 이외에도 백금, 코발트, 니켈 등을 기반으로 한 단원자 촉매 합성에도 성공했다. 자체개발한 단원자 촉매는 메탄 직접전환공정 이외에도 메탄 개질을 통한 수소생산, 연료전지 및 수전해시스템, 광전기화학적 수소생산 등 다양한 에너지시스템에 적용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메탄 직접전환공정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정최적화 연구를 병행해 한계 수율인 30% 극복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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