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철 남양주시의원 28일 5분 자유발언. 사진제공=남양주시의회
【파이낸셜뉴스 남양주=강근주 기자】 신민철 남양주시의회 의원은 28일 열린 제27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두 눈과 두 귀를 열고 균형 잡힌 행정을 해달라”고 집행부에 촉구했다.
신민철 의원은 “최근 이뤄지고 있는 행정이 시민이 아닌 시장을 위한 정치와 행정으로 보이고 시민 서비스라는 내실보다는 포장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시민으로부터 진정한 칭찬을 받을 수 있는 행정이 무엇인지 고민해 달라고 제언했다.
이어 시장은 ‘총욕불경’을 소신으로 언급하며 이해와 득실을 마음에 두지 않고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 않는다고 했는데, 시책에 대해 타당성을 따지는 시의회에 대해 무용론을 제기하고 제보사항과 의혹제기에 따른 경기도 감사요구에 대해선 광역지자체 해체를 말하며 시정을 비판하는 언론에는 가짜뉴스로 규정해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을 볼 때 ‘총욕불경’과는 멀게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신민철 의원은 또한 민민갈등 유발을 중단하라며“정치와 행정은 갈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없는 갈등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아무리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이라도 시민의 다른 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화와 설득을 통해 합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민철 의원이 행한 5분 자유발언 전문이다.
존경하는 남양주시민 여러분. 본 의원에게 발언의 기회를 주신 이철영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 언제나 정론직필의 소명의식을 가지고 편향되지 않은 균형 잡힌 시각으로 시민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언론인 여러분, 그리고 조광한 시장님을 비롯한 남양주시 공직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신민철 의원입니다!
2021년 신축년 새해 첫 본회의에서 시민 여러분께 밝고 희망찬 이야기를 말씀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 하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많이 아시다시피 지금 남양주시는 여러 모로 시끄러운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각종 소문과 분란이 꼬리를 물고 있고, 이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많은 잡음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시로 나오고 있는 남양주시 입장 표명과 함께 이를 전달하는 각종 기사를 보면 큰 문제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많은 상처가 생겨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연 이러한 문제들이 어디에서 시작된 건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해보지만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쉽게 풀 방법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혼돈에 빠져있는 남양주시의 상황이 신속히 정리되기를 바라며, 시장께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시장님! 이제 독선적 정치나 행정이 아닌 시민을 위한 행정을 해주십시오. 시장을 비롯한 남양주시 공직자의 소명은 시민을 위한 행정일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까지 이뤄지고 있는 각종 행정들은 시민이 아닌 시장을 위한 정치와 행정으로 보입니다. 전국 최초,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집착하는 행정은 시민 편리보다는 자화자찬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생각됩니다.
시민을 위한 청학 비치는 경기도지사와의 최초라는 타이틀을 건 자존심 싸움의 소재가 되었고, 전국 최초 드라이브 인 비대면 회의는 대대적인 언론 홍보 이후 일회성으로 그쳤고, 디지털 시대에 왠 아날로그? 라는 빈축도 샀습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아이스팩 수거는 시장님의 환경보호라는 시정 철학으로홍보되고 남양주시 중점사업으로 추진 중입니다. 그런데 이와 역행하는 비닐과 일회용품을 양산하는 식당이용 손님용 비말차단 매너캡은 시장님의 기발한 발명품으로 홍보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소통공간으로 조성된 시청 광장은 시도의원과 국회의원에게 항의하고 달걀을 투척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시장에게 항의하는 시민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시책이 즉흥적으로 시행되고, 이는 시장님의 개인치적 수단으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 과연 시민에게 직접 혜택이 가고,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사업들이 과연 몇 가지나 있을까요.
이렇게 최초와 획기적인 것에 집착하는 행정은 공직자들의 분위기도 바꾸고 있습니다. 시장 중점 추진 사업과 홍보를 담당하는 부서는 시민 서비스라는 내실보다는 포장에만 집중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일부 공직자는 시민이 아닌 시장을 위한 행정에만 몰두하는 것으로 보이고, 반면 행정의 최일선에서 직접 시민을 대면하며 묵묵히 일하고 있는 다수의 공직자들은 소외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공직자들이 시민에 대한 공복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적극행정을 펼칠 수 있을까요.
자화자찬보다는 시민들로부터 진정한 칭찬을 받을 수 있는 행정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해주시고, 실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장님! 총욕불경을 기억해 주십시오. 시장님 취임 초기 여러 곳에서 총욕불경을 소신으로 강조하신 것을 많은 사람이 기억합니다. 총욕불경, 이해와 득실을 마음에 두지 않고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라는 뜻이라고 하셨습니다.
검색을 해보면 총애를 받든지 모욕을 당하든지 놀라지 않는다 라는 뜻도 있습니다. 그 다짐을 기억하기 위해 시장실에 액자로 만들어 소중히 걸어 놓기까지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벌어진 일들을 돌이켜 보면 총애를 받으면 크게 기뻐하며 홍보하고, 모욕을 당하면 더욱 강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각종 시책에 대해 타당성과 필요성을 따지는 시의회에 대해서는 기초의회 무용론을 얘기하시더니, 제보사항과 언론의 의혹제기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자는 경기도의 감사 요구에 대해서는 광역지자체 해체를 얘기하셨습니다.
남양주시정 정상화를 위해 감사에 성실히 임하라는 국회의원들에게는 법을 만드는 분들이 법을 모른다며 비난을 하셨고, 시정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언동들은 총욕불경의 의미와는 멀게 느껴집니다. 지난 연말 저는 SNS 신년인사를 통하여 시청광장에서 벌어진 달걀 투척 퍼포먼스에 대해 모든 부서가 모르는 일이라고 하는 행태에 대해, 앞으로 시장님께 누가 되는 퍼포먼스가 벌어지면 어떻게 하려고 할까 지적한 바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전 지역 커뮤니티에서 6호선 관련 근조화환 퍼포먼스와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 그 사이 만들어진 광장 관리규정을 들어 막는 것을 보면서 현재 공직사회가 얼마나 시장님의 눈치를 보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장님 응원 화환이 광장을 가득 채우고, 온갖 험한 말이 난무했던 달걀 투척 퍼포먼스는 허용되고, 그 사이 갑작스럽게 규정이 생기는 것을 보며 헛웃음이 났습니다. 부디 총욕불경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시장님! 민민갈등 유발을 중단해 주십시오. 저는 감사의 부당성을 제기하는 시장과 공직자에게 경기도가 부정부패라는 낙인을 찍는 것에 동감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지하철 계획 변경의 부당성을 말하는 시민에게 시장께서 불순세력이라는 낙인을 찍는 것에도 동감할 수 없습니다.
시장께서는 변경된 계획에 대해 반발하는 시민들에게 계획 변경의 당위성과 함께 정부와 국회의원이 결정할 사항이고, 그 결정에 따르겠다고 하셨습니다. 계획 변경이 지역구 국회의원과 어떠한 조율이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상황에서 이후 상황을 국회의원에게 떠미는 것은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책 제안권자는 남양주시입니다. 이미 남양주시가 와부권역으로 변경 하는 수정안을 제출했는데 이제 와서 국회의원이 하라고 하는 것은, 지역내 민민갈등 뿐만 아니라, 정치권 갈등까지 야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와 행정은 민민갈등을 해소하면서 그 역할을 하는것이지, 없는 갈등을 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직자는 시민에게 봉사하고 때로는 싫은 소리일지라도 시민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나 시의 정책 방향에 부정적 의견을 내는 시민에게 비뚤어진 시민의식을 가지고 난동 수준의 행패를 부린다는 표현을 쓰는 것은 과합니다.
그동안 시장님을 응원하고 칭찬하는 시민들의 현수막과 달리 정책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현수막은 붙이기 무섭게 규정을 대며 철거하고 있는 것이 지금 공직사회입니다.
시장님을 응원하는 시민과 그렇지 않은 시민 간의 차별적인 대우는 민민 갈등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께서는 경기도지사에 대해 권력자의 힘은 절제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힘을 가진 자의 압박은 공포를 준다는 시장님의 말씀은 시장께도 해당될 것입니다.
시민들은 계몽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봉사해야 할 대상입니다. 공직자는 중세시대 군주나 영주가 아니라 봉사자로 봉사해야할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이라도 시민의 다른 소리에 귀 기울이고, 꾸준히 대화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합의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시장님! 두 눈으로 행정을 해 주십시오. 한 쪽 눈을 감고 길을 걸으면 넘어지기 마련입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지 말고, 두 눈으로 균형 잡힌 행정을 해주십시오.
시장님! 두 귀를 열고 행정을 해 주십시오. 한 쪽으로만 듣는 이야기는 다른 한 쪽의 불만과 소외를 가져오기 마련입니다. 싫은 소리도 일단 받아들이고 그때부터 입을 열어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한다면 지금까지 벌어지고 있는 남양주시의 여러 문제가 대부분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 발언이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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