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호 안양시장. 사진제공=안양시
【파이낸셜뉴스 안양=강근주 기자】 안양시 평촌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초고층 오피스텔 신축 용지로 용도 변경하자 인근 아파트 주민은 공동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작년 4월 안양시를 상대로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를 청구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사안별로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내려 통보했다.
이는 매각과정에 이상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1월31일 안양시 관계자에 따르면 각하 처분한 사인 간 거래에 대해선 M법인 관련 등기부등본, 사업자등록, 재무재표, 사인 간 채권내역, 주식양도양수 신고내역과 P학원 자금흐름까지 수차례에 걸쳐 감사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비대위는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 “기획 특혜라 서류 검토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검찰 등 수사가 필요하다. 시민고발단을 구성해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반발했다. 진실게임 2라운드는 법적 소송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현재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매입해 개발 중인 업체는 혹시라도 비대위 활동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고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해당 아파트 이외 지역 일각에선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자 불복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경찰이 수사를 한들 감사원 감사 결과와 정반대가 나오겠는가. 이 사안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치 쟁점화가 되는 바람에 필요 이상으로 확대된 감이 없지 않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실제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터미널부지는 안양시장 공천을 둘러싸고 경쟁 후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소재로 동원돼 뒷말만 무성하게 낳은 바 있다.
평촌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는 1992년 1월 확정됐다. 3년 전, 현 안양시 동안구 일대가 평촌신도시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면서다. 1995년 이석용 초대 민선시장은 사업시행자로 ㈜경보를 선정했지만 인근 주민 반발과 교통영향평가 마찰까지 더해지면서 시외버스터미널 건립은 표류하기 시작했다.
후임 신중대 시장은 기존 터미널부지가 협소하고 교통량 증가와 인근 아파트 입주 등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2000년 3월 대체부지를 검토했고 대상 후보지 5곳 중 관양동 일원을 선정했다. 이때부터 ㈜경보와 안양시는 지리한 법정 다툼에 들어갔다.
2008년 당선된 이필운 시장은 관양동 일원 터미널부지에 면적 등 일부를 변경해 여객터미널을 신설하는 방안을 고시했고 기존 평촌 터미널부지는 복합개발 방식으로 소유주 LH와 협의했다.
하지만 2010년 최대호 시장이 취임하면서 관양동 터미널부지는 지형도면 고시를 하지 않아 실효됐다. 부지매입을 하지 않아서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필운 시장이 다시 당선되면서 터미널사업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됐다. 외부기관 용역결과를 토대로 기존 시외버스정류장 5곳의 시설을 개선하고 통합해 소규모 환승터미널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앞서 6월에는 LH 소유의 평촌동 터미널부지가 공개입찰을 통해 해조건설㈜로 매각됐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공천경쟁이 과열되면서 당시 최대호 후보는 집중공격 대상이 됐다. “공천이 곧 당선”이란 말이 통용되는 상황에서 전직 시장, 지역위원장 출신 최대호 후보가 공천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의혹이 당시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해조건설㈜ 전신이 최대호 후보의 필탑학원과 연결됐다는 의혹이다.
최대호 후보는 2013년 필탑학원 사업을 접고 2015년 8월 맥스비앤㈜으로, 같은 해 11월 맥스플러스㈜라는 유통업체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뚜렷한 실적 없이 경영난에 시달리다 맥스플러스㈜를 2017년 2월 조모씨에게 매각했고 법인명은 해조건설㈜로 변경됐다. 매각대금은 6억원으로 최대호 후보 등 주주 5인에게 지급됐다.
최대호 후보 등은 법인명 변경 다음날 이사직을 사임했고 해조건설㈜은 4개월 뒤 LH 소유의 평촌터미널부지를 1100억원에 낙찰했다. 터미널부지를 사들인 해조건설㈜ 전신이 최대호 후보 소유의 법인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러 의혹이 파생했다. 그러나 팩트는 제시되지 않은 채 의혹만 난무했다.
당시 최대호 후보는 법인 양도양수계약서와 등기부등본 등 사실관계를 증명할 14쪽 분량의 자료를 공개했으나 논란은 식지 않았다. ‘정치적 악용’이란 말도 이때 나왔다.
최대호 후보는 2010년부터 경영난을 타계하기 위해 법인에 돈을 투입(대여)하면서 총 차입금은 53억원에 이르렀다. 조모 대표는 부채가 53억원이나 되는 법인을 왜 굳이 매수했느냐, 바로 이 지점에서 의구심이 제기됐다.
최대호 후보는 이에 대해 “해조건설㈜ 조모 대표는 53억원의 채권을 6억원에 매입했기 때문에 향후 법인 사업이 성공하면 차액인 47억원을 얻게 된다. 더구나 5년 이상 존속한 법인을 인수했기 때문에 취득세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다시 불거진 논란은 터미널부지 용적률 ‘특혜 상향’이다. 이 부지는 원래 일반상업지역이지만 자동차정류장으로 고시돼 용적률은 150%로 제한받았다. 터미널을 짓지 않는다면 원래 용도인 일반상업지역으로 환원된다고 안양시는 설명한다.
또한 일몰제 적용 대상 등은 전임 시장 때 이뤄졌는데 왜 현직 최대호 시장에게 그 책임을 묻느냐는 볼멘 목소리도 일각에서 흘러나온다. 일몰제 부분은 LH와 해조건설㈜ 간 분쟁인데 마치 안양시에 모든 책임이 있는 것처럼 비춰졌기 때문이다.
작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출마 후보들도 앞다퉈 주민이 원하는 공공개발 모델을 제시하고 주민들이 청구한 공익감사청구서에 동참했다. 당시 모 국회의원과 최대호 안양시장은 ‘안양시 특혜성 용도변경’을 둘러싸고 서로 고소-고발에 나서기도 했다.
감사원은 작년 5월부터 7개월 동안 도시계획시설 실효 관련 자료와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매각 경위, 지구단위계획 변경, 공공기여 부담계획 적정 여부 등 각종 자료를 수집해 검토했고 안양시, LH, 해조건설㈜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작년 12월 LH의 터미널부지 매각과 안양시 행정처리 과정은 문제가 없다고 공익감사청구를 기각했고 민간법인 양도-양수 관련 자료도 들여다봤으나 감사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각하 결정을 통보했다고 한다.
최대호 시장은 “감사원 공익감사 결과 안양시 행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나 시민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사업이 진행되도록 노력할 방침”이라며 “하지만 마녀사냥 식으로 본인은 물론 안양시 명예를 훼손하는 사례에는 법적 대응 등 강경하게 맞설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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