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안정세 때마다 종교 관련 시설에서 확진자가 급증, 방역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이들에 대한 시선도 날이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다. 잇따른 집단감염에 분노한 시민들은 특정 종교 단체를 향해 불만을 쏟아냈다.
■ 신천지→사랑제일교회→IM선교회…잇따른 감염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IM선교회 관련 확진자는 1월31일 기준 총 379명으로 나타났다. 전날(30일)인 368명보다 11명 증가한 수치다.
지난 24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대전 IM선교회 산하 국제학교뿐만 아니라 광주와 경기 용인시 IM선교회 국제학교, 교회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IM선교회 관련 집단감염이 커지자 종교 시설을 향한 시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마다 종교 관련 시설이 방아쇠 역할을 하면서 사태를 키워왔다는 비판이다.
30대 자영업자 김모씨는 "시민들이 다같이 조심해서 확진자를 줄여놓을 때마다 종교단체에서 초를 치니까 허탈하다"라며 "자영업자를 비롯한 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데 정말 민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교시설과 관련한 기사에선 특정 종교를 비판하는 댓글이 수백개씩 달리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을 몰고온 신천지 관련 확진자는 5200여명에 달했다. 2차 대유행을 주도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1100명을 넘었다. 이후 3차 대유행에서도 인터콥(BTJ열방센터)과 IM선교회 등 종교관련 시설의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방대본이 공개한 코로나19 1년간 집단발생 현황에 따르면 종교시설 관련 집단발생이 5791명(17%)으로 가장 많았다. 신천지는 별도로 분류돼 5214명(16%)으로 집계됐다. 두 사례를 합치면 1만1천명이 넘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 정부, 방역 고삐 조이며 '거리두기' 연장 진보 개신교 단체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죄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등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펜데믹 상황을 극복해가는 주요 지점에서 기독교에 뿌리를 두었다고 자처하는 신천지, 사랑제일교회, 인터콥(BTJ), IM 선교회 등이 코로나 대유행의 새로운 진원지가 된 현실이 참담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방역당국의 헌신을 무시하고, 공익을 외면하며, 지역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들을 `종교의 자유`란 이름으로 행하는 이들의 죄로부터 한국교회 모두가 자유롭지 못함을 고백하면서 국민들께 사죄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정부는 방역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앞서 3차 대유행이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며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났으나, IM선교회발 집단감염으로 물거품이 됐다.
방대본은 전날인 31일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강화된 방역 기준을 2주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종교시설의 정규 예배를 제외한 숙박·식사·소모임을 앞으로도 일절 금지하기로 했다. 미인가 대안 교육시설은 행정명령과 현장점검을 통해 지속 관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