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업급여 지급액 12조 육박
공공자금관리기금서 8조 대출
올해 갚아야할 이자만 1330억
고갈 위기에 처한 고용보험기금을 채우기 위해 고용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고용보험기금은 경제위기 등에 적자, 회복기에 흑자를 보여왔지만 앞으로는 특수고용노동자, 자영업자 등 가입 대상 확대에 따라 기금의 규모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추후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고용부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은 3일 '2021년 고용부 업무보고'를 발표하며 "실업급여 등이 커짐에 따라 보험료율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지난해 노사정이 고용보험료율 인상에 대해서는 함께 논의한 바가 있는 만큼 적절한 시점에 도입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보험은 회사와 직원이 절반씩 부담해 기금을 쌓고, 여기서 실업급여, 고용안정 지원, 직업능력 개발 등 다양한 사업에 지급하게 된다. 고용보험기금은 2017년 10조1000억원, 2018년 9조4000억원, 2019년 7조8000억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은 11조85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초까지 사상 최대였던 2019년 지급액 8조913억원과 비교해도 1년 만에 46%가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가 있었던 점을 감안해도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보험료율은 2011년 4월 1.1%(사업주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로 오른 뒤 2013년 7월 1.3%, 2019년 10월 1.6%로 높아졌다. 올해 하반기 논의가 이뤄진다고 해도 2년 만에 또다시 인상되는 셈이다.
■고용보험 적자 갈수록 커진다
고용부는 올해 업무보고에 일하는 전국민 고용보험 가입도 포함했다. 지난해 12월 예술인에 이어 오는 7월 특수고용노동자, 향후에는 자영업자까지 고용보험제도 안에 편입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경우 고용주가 없어 회사와 근로자가 반반씩 부담하는 고용보험료를 어떻게 내야 할지 추후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세입보다 세출이 더 크게 짜여질 경우 고용보험기금 적자 확대가 우려된다.
고용보험기금은 2012~2017년까지 6년간 흑자를 유지하다 2018년 808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2019년에는 2조877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커졌다. 고용부가 기금 적자 해소를 위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대출한 금액은 지난해 4조6997억원에 달한다. 연말까지 갚아야 할 대출이자만 13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3조2000억원의 추가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보험기금 적자는 공자기금 대출을 제외하면 7조9389억원으로 이미 적립금은 바닥이 난 것으로 집계됐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이례적으로 "고용보험기금의 건전성 위협 요인을 깊이있게 분석하고 적절하게 예측, 관리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고용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현재의 경제상황을 반영해 1·4분기에 각종 예산과 사업을 집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30조5000억원의 일자리 예산 중 38%인 11조6000억원을 1·4분기에, 상반기 중에 3분의 2에 해당하는 2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직접일자리 104만개 중 80%(83만명)를 1·4분기에 조기 채용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층의 구직 포기를 막기 위해 국민취업지원제도 청년특례(23만명), 청년 디지털일자리(5만명), 청년 추가고용장려금(9만명) 등을 시행한다. 올 1·4분기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청년·여성 고용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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