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나발니 "도둑들로부터 러시아 해방시키자"…명예훼손죄로 또 재판

나발니 "도둑들로부터 러시아 해방시키자"…명예훼손죄로 또 재판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근 7년 전 사기 사건 관련 집행유예 판결이 취소되면서 실형을 살게 된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지자들을 향해 "정권을 쥐고 있는 도둑들로부터 나라를 해방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나발니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가 계속 두려워한다면 정부는 권력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두려움을 극복한다면 권력을 쥔 소수의 도둑들로부터 나라를 해방시킬 수 있다. 그렇게 하자.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저항운동을 촉구했다.

나발니는 "내 뒤에서 철문이 귀를 멀게 할 정도의 쇳소리를 내며 닫히지만 나는 스스로 자유롭게 느낀다"면서 "내가 옳다는 믿음, 여러분들의 지지, 내 가족의 지지 덕분이다"라고 옥중 소감을 털어놨다.

그는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의 자유를 빼앗을 순 없다'는 경구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면서 "실제로 그럴까 하는 자문을 했었는데 그렇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구금 중인 나발니는 측근들을 통해 이런 메시지를 내보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발니 "도둑들로부터 러시아 해방시키자"…명예훼손죄로 또 재판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나발니 지지자들은 지난 주말 전국에서 수만 명이 참여한 시위에 이어 이번 주말에도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새로운 시위를 예고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AP뉴시스

러시아 정부 고위 인사들의 부정부패를 줄기차게 고발해온 '푸틴 정적' 나발니는 지난해 8월 국내선 여객기에서 중독 증세로 쓰러져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뒤 지난달 17일 귀국했으나 공항에서 곧바로 체포돼 구속됐다.

나발니는 옥중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혼외자녀 의혹과 호화궁전 건설 의혹 등을 폭로하는 등 대중의 반푸틴 정서를 자극했다.

주말마다 러시아 곳곳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에선 참가자들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며 "푸틴은 도둑놈"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틀 전 사기죄로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나발니는 명예훼손죄로 5일 또 다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나발니는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허용하는 헌법 개정을 지지한 2차 대전 참전 예비역 대령 이그나트 아르테멘코(93)의 동영상을 자신의 SNS 계정에 끌어다 올리면서 개헌을 지지한 그를 '매수된 하인', '양심 없는 사람', '반역자' 등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러시아 참전군인연맹이 나발니를 중상 명예훼손죄로 고발했고, 연방수사위원회가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벌여 나발니를 기소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