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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는 거리 멀어" 바이든, 시진핑 공개저격

새 전선으로 옮겨간 미중갈등
트럼프式 무역전쟁과 달리
인권·민주주의 가치로 압박
동맹국 연대해 국제사회 이슈화
이란 협상 테이블 복귀 힘겨루기
"먼저 제재 푸는일 없을 것" 강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3주 만에 직접 중국과 이란에 잇따라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언급,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고 공개 저격하며 미중간 대립을 공식화했다. 양국 정상은 아직 첫 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란을 향해선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먼저 이란제재를 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방송된 CBS와 인터뷰에서 시 주석은 "민주주의적인 면은 하나도 없다"면서 "중국과 물리적 충돌은 아니더라도 극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중국을 향해 '민주적 가치가 가장 심각한 경쟁국'이라고 표현한 적은 있지만 시 주석을 직접 언급하며 민주주의를 지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중접근법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국제적 규칙"이라는 수단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율 관세로 대표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중 일대일 '무역 전쟁' 대신 동맹을 규합해 국제적 연대 속에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누차 강조해왔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애초부터 민주주의와 인권을 대외정책 기조로 설정했기 때문에 중국과 쉽게 타협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의 첫 통화에서 미국은 티베트, 홍콩,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옹호할 것이라고 중국을 압박한 바 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통화에서 "현재 중·미관계는 고비"라면서 "양국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각자의 정치제도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만 문제는 중·미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핵심으로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이 걸려 있다"면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를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했다. 3대 연합 공보는 미·중 간 상호 불간섭과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를 말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 중단을 약속할 때까지 제재 해제를 거부하겠다고 뜻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취하할 것이라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하면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작업을 멈춰야만 제재 해제에 긍정적인 조치를 취할 의향을 표명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했던 유엔 인권이사회 (UNHRC)에 3년 만에 복귀할 전망이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스위스 제네바 주재 미 고위급 외교당국자가 제네바 현지시간으로 8일 미국의 UNHRC 옵서버 참여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의 UNHRC 재가입을 염두에 둔 조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지난 2018년 UNHRC에서 탈퇴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