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앤터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8일 미국이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 다시 가입한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뉴스1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유엔 인권이사회(UNHRC)에 재가입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탈퇴를 무위로 돌리는 움직임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앤터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이 우선 옵서버 자격으로 다시 가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옵서버는 표결권은 없지만 발언은 할 수 있고, 협상에도 참여할 수 있다.
블링컨 장관은 성명에서 "잘 작동한다면 UNHRC는 최악의 인권 기록을 갖고 있는 나라들에 (인권 감시의) 빛을 비추고, 불공정과 독재에 맞서 싸우는 이들에게 중요한 기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인권이사회 내부의 체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행정부는 지난 2018년 47개국으로 구성된 UNHRC에서 탈퇴한 바 있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UNHRC가 수년에 걸쳐 이스라엘에 편향되게 불이익을 주고, 인권 위반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며 탈퇴를 결정했다.
UNHRC에는 러시아, 베네수엘라, 그리고 미국이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무슬림을 학살했다고 주장하는 중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다.
또 아프리카 북동부 홍해 연안의 에리트레아, 아프리카 북서부의 회교공화국 모리타니아, 파키스탄 등 인권 탄압국으로 계속해서 지목받는 국가들도 UNHRC에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다.
블링컨은 그러나 미국이 '장내(at the table)'에서 이같은 결함들을 시정하고, 외교적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UNHRC에 처음 가입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연내 정식 회원국 가입에 나서면 올 후반 서방 국가 3곳에 배정한 회원국 자리를 놓고 핀란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와 경쟁해야 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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