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김도희 교수팀
제올라이트에 바나듐 입혀 촉매 제작
220℃에서도 잡아낼 수 있게 설계돼
현재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사용중
서울대 공대 화학생물공학과 김도희 교수팀이 제올라이트에 바나듐 촉매를 입혀 개발한 새 촉매시스템. 바나듐에 달라붙은 중황산암모늄이 제올라이트가 흡수하면서 바나듐이 촉매로 작용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이 촉매 시스템은 350℃의 열처리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서울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제철소나 발전소의 연소시설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원인물질을 없애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이 기술을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적용해 성공적으로 운용중이다.
서울대 공대 화학생물공학과 김도희 교수팀은 질소 산화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1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미세먼지연구센터와 산학 공동 연구를 통해 저온에서도 질소 산화물을 제거할 수 있는 바나듐 기반 촉매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에 쓰이는 촉매는 350℃도로 처리하면 다시 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질소 산화물은 연소시설에서 발생하는 고온 속 질소와 산소가 서로 반응해 만들어진다. 광화학 스모그와 산성비, 미세 먼지의 원인이 되는 대표적인 환경 오염 물질이다.
연구진은 흡착제나 촉매로 사용되는 다공성 물질 '제올라이트'에 바나듐을 입혔다. 그결과 바나듐에 달라붙은 중황산암모늄을 제올라이트가 흡수해 촉매 반응 시간을 더 늘릴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220℃의 낮은 온도에서 바나듐 촉매에 쌓이는 중황산암모늄을 곧바로 제올라이트에 흡수시켜 바나듐이 계속 촉매 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안정성을 가지는 촉매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김도희 교수는 "제올라이트 촉매를 물리적으로 혼합해 제조하는 간단하고 저렴한 방법으로 황에 의한 바나듐 촉매의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은 포항공과대 화학공학과 한정우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제올라이트의 특별한 구조가 반응 조건에서 중황산암모늄 분자를 안정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밝혀냈다.
해당 원천 기술은 촉매 제조 방법이 무척 간단하면서 뛰어난 성능 향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기존의 다른 기술에 비해 빠른 상용화가 가능했다. 실제로 개발된 신규 촉매는 파일럿 플랜트에서 대규모 검증 작업을 마쳤으며, 현재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상용화돼 성공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김 교수는 "신규 촉매의 우수성을 이론과 실험으로 규명한 연구 결과도 중요하지만, 대학에서 개발한 촉매를 산업계에 기술 이전해 상용화한 사례는 매우 의미 있는 산학 협력 결과"라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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