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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3대 성인잡지 '허슬러' 창간인 래리플린트 사망

-의도치 않게 미 '언론 자유' 기준 만든 장본인


美3대 성인잡지 '허슬러' 창간인 래리플린트 사망
10일(현지시간) 사망소식이 전해진 미국 3대 성인잡지 허슬러 창간인 래리 플린트는 수위가 높은 성인물과 패러디로 인해 살해위협을 많이 받았다. 결국 총격을 받고 하반신 불구가 됐다. 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 3대 성인잡지인 허슬러 창간인 래리 플린트가 78세 나이로 사망했다. 허슬러는 플레이보이, 펜트하우스와 함께 미국 3대 하드코어 성인잡지중에 하나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성인잡지 허슬라 창간인 래리 플린트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플린트의 일대기는 영화로도 제작되기도 했다.

플린트는 단순한 성인잡지 창간인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미국의 정치인과 고위층에 대한 추문과 풍문 등을 패러디해 잡지에 지속적으로 게재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공화당 대선후보 시절에 성추문 영상이나 음성자료에 대해 최고 100만달러의 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플린트는 트럼프의 불법 행위나 모욕적인 태도, 성적으로 굴욕을 준 행위 등을 선명하게 포착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영상이나 음성의 제보에 대한 현상금을 걸고, 대선 전에 공개를 추진했었다.

지난 1980년대에는 플린트의 잇단 고위층에 대한 패러디가 법적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

허슬러 잡지에서 노골적인 패러디를 당한 폴웰 목사는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래리플린트를 향해 걸었다. 언론학에서 자주 나오는 '허슬러 대 폴웰 사건(1988)(Hustler Magazine v. Falwell)'이다.

美3대 성인잡지 '허슬러' 창간인 래리플린트 사망
지난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 시절을 패러디한 허슬러의 표지. 출처=허슬러
연방대법원까지 간 이 재판에서 플린트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를 들어서 공인에 대한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의 문제로 확대시켰다. 패러디의 자유를 원했던 미국 거대 언론사들이 성인잡지 창업자인 플린트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면서 대법원도 플린트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을 내린 대법원장이었던 윌리엄 렌퀴스트는 유명한 보수주의자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법원장 렌퀴스트는 "비판의 동기를 문제삼아 불이익을 준다면 공적인 문제에 대한 토론이 위축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즉 '공무원과 공적 인물을 풍자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공인이 입는 정신적 피해보다 표현의 자유가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래리플린트가 창간한 허슬러의 노골적인 성적 묘사와 고위층 추문 게재가 의도하지 않게 미국 언론의 '패러디' 자유에 대한 기준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