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문대원 교수팀 초고진공 질량분석 바이오 이미징 기술 최초 개발
질량분석의 세계적 전문가 '론 히렌' 교수 "혁신적인 기술" 평가
살아있는 A549 폐암 세포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콜레스테롤(왼쪽)과 팔미틱 지방산의 분포를 보여주는 SIMS 이미징 영상. DG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기초학부 및 뉴바이올로지전공 문대원 석좌교수와 뉴바이올로지전공 임희진 박사팀이 살아있는 세포막의 분자 조성을 초고진공(ultra-high vacuum) 환경에서 왜곡 없이 시각화하는 '질량분석 바이오 이미징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해 치매나 암과 같은 복잡한 질병 메커니즘 등을 규명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질량분석의 세계적 전문가인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론 히렌(Ron Heeren) 교수는 네이처 온라인 리뷰를 통해 "초고진공에서 살아있는 세포를 이미징하는 혁신적인 기술"이라며, "약물과 세포막 간 상호작용, 용액 내 촉매 표면연구, 바이오 생체조직 칩 기기 등의 연구를 위해 전 세계 질량분석 연구실에서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상태의 세포막 분석이 가능하도록 세포를 배양하는 기판 하부에 세포 배양액을 보관하는 5마이크로리터(μl,100만분의 1리터) 부피의 미세 배양액 저장고와 1마이크로미터(μm,100만분의 1미터) 지름의 구멍 수천개를 만들었다. 이를 콜라겐 바이오 분자 박막으로 덮어 세포의 부착 및 배양 과정이 쉽도록 했다.
배양된 세포는 살아있는 상태에서 단일층 그래핀으로 덮어 초고진공 환경에 도입했다. 단일층 그래핀은 물 분자가 새어 나올 수 없는 구조로써, 역학적으로도 강해 상온에서의 물 증기압을 이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세포 배양 용액 내의 세포를 초고진공 환경에서 덮어 유지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살아있는 세포를 보호하면서 2차 이온 질량 분석법(SIMS)을 적용해 이미징 하는데 최초 성공했다.
문대원 석좌교수는 "다양한 바이오 의료 분야 및 아니라 액체 상에서 일어나는 부식, 마모, 촉매 등 다양한 현상을 분자 및 원자 수준에서 이해하는데 획기적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의 이번 연구 결과는 반도체 공정 기술, 그래핀 나노 물질 기술, 세포 배양, SIMS 분석 기술, 일차원리 동역학 이론 계산과 같이 반도체 공학, 나노 재료 공학, 생물학, 표면화학, 이론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 연구를 통해 수행된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판에 5마이크로리터 부피의 미세 배양액 저장고와 1마이크로미터 지름의 구멍 수천 개를 제작하고 콜라겐 바이오 분자 박막으로 덮어 세포를 배양한 후 단일층 그래핀으로 덮어 살아있는 상태로 초고진공 환경에 도입하여 가속 이온 빔을 이용해 질량분석 이미징한 모식도. 그래핀을 통한 이차 이온의 발생 과정에서 파손되는 그래핀의 원자 구조가 매우 빠른 시간에 복구되어 물분자가 새어 나오지 못한다. DGIST 제공
이번 연구는 DGIST 신물질과학전공 서대하 교수 연구팀의 세포 광학 이미징 연구와 에너지공학전공 장윤희 교수 연구팀의 이론 계산 연구를 통한 공동협력으로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및 화학분야 최고 권위 저널인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s)'에 2월 4일자 게재됐다.
한편, 바이오 이미징 기술은 세포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질병의 조기 진단이나 신약개발 등에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생명공학, 물리, 화학, 기계 전자와 같은 여러 분야의 융합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첨단 나노 이미징 분석을 위해 초고진공 환경에서 가속 전자빔 혹은 가속 이온빔을 이용한 전자 현미경이나 SIMS 분석법을 주로 적용한다.
SIMS 분석법은 가속 이온을 이용해 주로 반도체 제조를 위한 극미량의 불순물 분석에 활용되는 기술인데, 분석 감도가 매우 높아 최근 바이오 이미징 기술에 적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현재 SIMS를 이용한 세포분석법은 용액에서 배양된 살아있는 세포를 화학적인 방법으로 고정화하거나 냉각한 후 건조 과정을 거쳐 초고진공 환경에서 분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세포의 고유한 분자 조성 및 분포 정보가 왜곡되는 등 정확한 분석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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