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워싱턴 증권거래위원회(SEC) 청사 정문의 SEC 로고.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1일(이하 현지시간) 미네소타주의 헬스케어 업체인 스펙트라사이언스 주식 거래를 중단시켰다.
스펙트라사이언스는 주가가 1달러에 못미치는 이른바 '페니' 주식으로 최근 게임스톱, AMC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이른바 '레딧주'처럼 개미 투자자들이 달려들고 있는 종목이다.
■ 0.2센트짜리 주식에 수요 몰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EC는 이 업체가 이름만 내건 페이퍼 컴퍼니일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전화나 웹사이트도 없고, 2017년 이후 재무실적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에는 '생 초보'인 개미 투자자들이 45조달러 규모의 미 주식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이때문에 미 정책당국의 시장 점검이 높아지는 가운데 SEC의 거래중단 결정이 나왔다.
SEC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부가 이 회사 주가에 '인위적인 영향'을 미치려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을 수 있다면서 이 업체가 지금은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업체 주식은 지난해 12월 갑자기 불붙기 시작해 이후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미투자자들의 집중적인 매수 속에 게임스톱이 사상최고치를 찍던 날에는 스펙트라사이언스 주식 거래물량이 30억주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 회사 주가는 1센트(페니)에도 못미친다.
주가가 1센트를 넘어선 경우는 2015년 이후에는 없다.
그러나 최근 매수주문이 쇄도하면서 스펙트라사이언스 주가는 잠깐이나마 0.5센트를 웃돌며 4년여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거래가 중단된 이날 주가는 0.0022달러였다.
SEC는 스펙트라사이언스 거래를 25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 SEC "심각한 투자 손실" 경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 주식정보 사이트 레딧과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개미 투자자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에 대해 SEC는 경계하고 있다.
초심자들이 자칫 시류에 휩쓸려 무턱대고 다른 이들을 따라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SEC는 지난달 흐름에 휩쓸리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자칫 '심각한 투자 손실'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 의회도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하원은 다음주 미 무료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훗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블라드 테네브를 불러 금융시장 변동성에 관한 청문회를 연다.
로빈훗은 게임스톱, AMC, 블랙베리 등 지난달 주식시장을 달궜던 '레딧주' 상승세의 주요 통로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청산결제 증거금 인상을 이유로 게임스톱 등의 주식 매수를 제한해 주가가 폭락하도록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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