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탄핵이 상원에서 부결됐음을 보여주는 미 상원TV 화면. 미 상원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 상원회의장에서 열린 탄핵심판에서 '유죄' 57표대, '무죄' 43표로 탄핵을 부결했다. 사진=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이하 현지시간) 2번째 탄핵 소추에서도 살아남았다.
미국 상원은 이날 탄핵 심판에서 공화당 의원 7명이 가세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67표를 모으는데는 실패했다.
더힐,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의사당 폭등을 선동해 내란 선동 혐의로 탄핵심판대에 올랐던 트럼프는 탄핵심판은 피했다.
표결 전 미치 매코널(공화·켄터키) 상원 공화당 대표가 전직 대통령 탄핵 부당성을 강조하고 나서 탄핵심판은 일찌감치 부결로 결판이 난 상태였다.
12일까지만해도 공화당 상원 10명이 트럼프 탄핵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매코널 대표가 동료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낸 뒤 탄핵 표결에서는 3명이 줄었다.
민주당 상원의원 50명 전원은 트럼프가 '유죄'라고 판단한 반면 공화당 상원의원은 50명 가운데 단 7명만이 이에 동의했다.
이로써 지난달 6일 의사당 폭동 1주일 뒤 민주당의 발의로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고 지난주 약 1주일에 걸친 상원 심판을 거쳐 트럼프는 적어도 전직 대통령으로 탄핵되는 사상초유의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공화당 의원들은 그러나 하원에서 10명, 상원에서 7명이 탄핵에 찬성해 공화당이 완전한 트럼프 당은 아니라는 점을 입증했다.
트럼프는 2차례 탄핵을 피하기는 했지만 역사상 최초라는 기록을 많이 남기게 됐다.
트럼프는 미 대통령 가운데 최초로 임기 중 2번 탄핵 소추되는 인물로 기록됐고, 퇴임 뒤 탄핵에 직면한 최초라는 수식어도 함께 갖게 됐다.
또 이전 탄핵심판과 달리 대법원장이 아닌 상원의원이 탄핵심판을 주재했다는 기록도 갖게 됐다. 패트릭 레히(민주·버몬트) 상원의원이 심판장을 맡았다.
이날 탄핵심판 부결로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의 손아귀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하원에서 트럼프 탄핵에 찬성했던 딕 체니 전 부통령 딸이자 공화당 하원 서열 3위인 리즈 체니(공화·와이오밍) 하원의원이 지역구 공화당에서 탄핵되며 내년 재선 전망을 어둡게 하는 등 탄핵 찬성 의원들에 대한 압박이 심각하다.
당장 내년 재선을 걱정해야 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강력한 트럼프 지지자들을 의식해 탄핵표결에서 자신의 뜻대로 결정하지 못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런 와중에도 트럼프외 점점 거리를 멀리하려는 의도 역시 숨기지 않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재선을 위해 몰래 트럼프를 만나고 돌아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탄핵이 실패했다고 해도 이것이 지난달 6일 폭동을 선동한 트럼프의 내란선동 혐의를 벗겨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공화당의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매코널 상원 공화당 대표는 표결에 앞서 공화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전직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헌법과 맞지 않지만 퇴임한 그에게 내란 선동 책임을 물어 형사기소하는 것은 헌법이 확실하게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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