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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직원도 대리급 파격 승진… 신한은행 ‘같이성장 인사제도’ 눈길

"고객 최우선" 강조 진옥동 행장
같이성장 우수직원 추천제 도입
영업 성과보다 과정 중심 평가
지난 인사때 9명 특별승진 화제

올해 국내 금융사들의 정기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신한은행의 특별승진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정량적 인사 평가의 대명사인 은행권에서 정성적 평가를 도입해 특별 승진자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고객 최접점에서 응대해 온 콜센터 직원도 전일제 전환 및 선임으로 특별승진 했으며 총 9명 중 7명이 여성이었다.

14일 신한은행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같이성장 우수직원 추천' 제도를 도입하고 특별승진자를 선정했다.

은행 내에서는 반신반의했다.

지난해 7월 진옥동 행장이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 퍼스트를 재차 강조하며 "같이 성장은 고객가치 향상을 통해 고객과 같이 성장하는 것을 의미하고 진정한 성과는 과정의 정당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할 때까지만 해도 보여주기식 인사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1월 중순 신한은행 정기 인사에서 역대 최다인 특별승진 대상자로 9명이 발표되고 모두 다 '같이성장 우수직원'으로만 선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은행내에서는 작은 파장이 있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과거 정량적 성과 중심의 경쟁 평가 제도가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같이성장 평가제도를 도입하면서 고객과 은행의 같이 성장에 기여한 직원에게 특별승진 혜택을 주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를 위해 상대평가 방식을 목표 달성률로 전환했으며 영업성과보다는 과정을 평가했다. 예를 들어 재무적 어려움, 부실화를 겪고 있는 업체에 대한 명확한 진단과 금융지원을 통해 부실화를 방지하고 거래 업체가 오히려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로 기여한 직원, 코로나19 상황으로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고객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한 직원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과정의 정당성과 고객 중심을 관점으로 정도영업, 소비자보호, 최선의 노력, 존중화 협업 등의 지표를 세분화해서 평가했다"고 말했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 '같이성장 특별승진 추천위원회'도 만들었다. 그 결과 사무직원 2명은 일반직 대리급으로 특별승진했으며 기업창구 직원들의 여신상담 우수직원, 콜센터 직원들이 포함됐다. 또 디지털분야 및 자금세탁방지분야 중 우수직원도 선발돼 미래은행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들에 대한 선후배들의 평가는 칭찬 일색이었다. 대표적으로 "은행과 결혼한 것으로 보일 정도로 직급을 초월한 모든 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직원", "고객의 니즈를 우선시하는 참다운 마케터로 명확한 지시와 코칭으로 모두가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직원", "맡은바 책임을 200% 수행하며 열린 소통을 통해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직원"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은행 역시 이번 인사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영업 현장의 자율성을 부여해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제공해 결과만을 중시하지 않는 정당성 검증을 통해 새로운 영업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영업 문화가 다른 은행들에게도 많은 자극이 되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