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세계 반도체 판매량 8%↑ 예상
美 점유율 30년새 12%로 줄어
인텔·AMD·퀄컴 "세금감면" 요구
EU, 첨단 반도체 제조기술 확보에
약 500억유로 투입 프로젝트 추진
극심한 반도체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주요 선진국들이 자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조치를 서두르고 있다. 동시에 미국과 유럽연합(EU) 모두 중국 반도체 업체와 거리를 두면서 한국 반도체 업체의 반사 이익이 기대된다.
미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해 12월 예측에서 올해 세계 반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8.4% 증가해 2020년 연간 증가폭(5.1%)을 크게 웃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를 구할 수 없어 올 한해 610억달러(약 67조6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美 바이든, 반도체 업계 자금 지원
인텔과 AMD, 퀄컴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속한 SIA는 1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반도체가 코로나19 극복과 미 경제 회복에 핵심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제품의 점유율이 1990년 37%에서 현재 12%로 줄었다며 미 반도체 육성이 결국 "국가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SIA는 서한에서 "보조금이나 세금 감면 등의 형태로 상당한 규모의 자금 지원이나 지원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이 앞으로 몇주 안에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다고 예고했다. 그는 "자세한 내용은 실제 명령에 서명이 나오면 알려질 것"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중국 반도체 기업 제재를 취소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12월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 반도체 업체와 미 기업의 거래를 막았다. 이는 미국 내 반도체 품귀현상을 부채질했다.
■유럽은 반도체 홀로서기 나서
EU 역시 반도체 투자를 검토중이다. 유럽 자동차매체 오토모티브유럽은 지난 11일 관계자를 인용해 EU 경제를 이끄는 독일과 프랑스가 최대 500억유로(약 67조2700억원)를 투입해 EU 내 첨단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EU는 지난 2019년말 미래 산업 기술 확보와 노동시장 안정화를 위해 'EU 공동 관심 분야 주요 프로젝트(IPCEI)'를 출범했다. 첫 프로젝트는 독일·프랑스·벨기에·이탈리아 등 7국 정부와 자동차 업체 BMW·오펠, 화학업체 바스프 등이 함께 참여하는 32억유로 규모 자동차 배터리 프로그램이 선정됐다. 이번에 추진하는 첨단 반도체 제조기술 확보는 IPCEI의 두번째 프로젝트인 셈이다.
앞서 독일 페터 알트마이어 경제장관은 6일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를 아시아에 의존하는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은 EU가 10nm(나노미터) 이하 초미세공정을 이용한 반도체칩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2nm 반도체 생산을 노린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10nm 이하 공정이 가능한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가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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