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여성 택시 1호로 오는 19일 영진전문대를 졸업하는 조월조씨. 사진=영진전문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뒤돌아보니 조금은 망설이며 시작한 대학 생활이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또 다른 멋진 세상이었다. 배움이 헛되지 않도록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삶,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하며 그 긍정의 에너지를 많은 이들에게 나눌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지난 197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40년 만에 다시 공부를 시작해 오는 19일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졸업하는 조월조씨.
경남 창녕에서 여성 택시기사 1호로 요리, 미용, 사물놀이 등 다양한 취미와 봉사활동을 펼치며 바쁘게 생활하던 조씨는 딸의 권유로 2019년, 영진전문대 사회복지과(창녕산업체위탁반, 야간) 신입생이 됐다.
그는 "입학 후 처음 막연한 두려움이 앞섰고 걱정이 됐다"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알아 가는데 도전했지만,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다"고 전했다.
실제 야간 수업과 학업을 하기엔 힘이 많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늦은 나이에 공부하려니 무척 힘들었다"는 조씨는 "수업에 참여하는 일, 시험 치는 일, 과제와 실습도 그렇고, 컴퓨터 사용도 제겐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특히 나이가 들어서인지 수업을 듣고 돌아서면 까먹고 또 돌아서면 까먹는 등 암기가 참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경야독하는 야간반인 만큼 낮에는 각양각색의 직업 등 활동을 한 동기들이, 저녁이면 학생으로 변신, 한 가지 주제로 토론하고, 공유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보낸 시간이 참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게 됐다.
조씨는 배움을 늘 즐기는 삶을 살아왔다.
"배움을 좋아하고, 특히 택시 운행에 필요한 영어, 일어, 중국어를 배웠고, 컴퓨터 윈도우가 도입되던 1990년대 초 사법고시 공부하듯 워드프로세서 자격증 공부도 했다"는 그는 "한식 요리를 배울 때는 친정엄마와 같이 조를 이뤄 창녕군 대표로 요리대회에 나가 상을 타기도 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늦지 않았을까?라고 망설이고 있는 분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무조건 도전하라고 말해주고 싶다"는 조씨는 "대학서 배운 다양한 지식을 헛되지 않고 의미 있는 쓰임을 찾아 이웃들과 많은 분들에게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영진전문대는 여전히 택시 운전대를 잡고, 봉사와 나눔을 위한 제2의 인생을 드라이버 중인 조씨에게 공로상을 수여할 계획이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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