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부터 '정인이' 양부모 2차 공판 진행 서울남부지법 앞 시민들 모여 '정인이' 양부모 엄벌 촉구 오전 10시부터 '우리가 정인이 엄마아빠다' 실검 운동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과 시민들이 모여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사진=윤홍집 기자
"유족이 없는 '정인이'의 부모 된 마음으로 나왔습니다."
생후 16개월 된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부모의 2차 공판이 17일 진행된 가운데, 법원 앞에는 수십명의 시민들이 모여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날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 등 시민들이 모여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검정색 근조리본을 달고, '입양부 사형', '정인이 양부 살인공범 구속'이라고 적힌 패치를 부착했다.
법원 정문 양옆에는 100개의 근조 화환이 설치됐다. 화환에는 "살인자는 살인죄로 정의로운 처벌을 내려달라" "정인아 보고 싶다" "행복한 세상에서 다시 태어나렴" 등의 표어가 적혔다.
오전 9시가 넘어 양부모를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호송차가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가자 시민들은 "사형"을 외치며 울부짖었다. 경찰은 신고되지 않은 불법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며 해산을 요구했으나 20여명의 시민들은 자리를 지켰다. 영하 10도를 웃도는 날씨에 시민들의 눈썹과 머리카락에는 서리가 맺혔다.
오전 8시부터 법원 앞을 지키고 있었다는 서모씨(43)는 "정인이가 겪은 고통에 비하면 이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다"며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바라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5명의 자녀를 친정에 맡기고 왔다는 문모씨(45)는 "정인이는 유족이 없으니 나라도 와서 목소리를 내야 할 거 같았다"며 "아이를 맡아준 친정 엄마도 잘 갔다 오라며 응원해줬다"고 전했다.
'정인이 양모 사형'이라는 푯말을 들고 있던 김모씨(38)는 "지금도 아동학대로 죽어가는 아이가 많다고 한다"며 "언제까지 물방망이 처벌을 하며 범죄를 방관할 건가. 양부는 구속하고 양모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과 시민들이 모여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사진=윤홍집 기자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발열체크와 손소독, 명부 작성을 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에도 시위는 멈출 수 없으나 최소한의 방역지침은 지키겠다는 것이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이날 오후 공판이 끝날 때까지 4차례에 걸쳐 시위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서울남부지검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 법원에서도 1인 시위를 진행한다"며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3차 공판에도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우리가 정인이 엄마아빠다' 실시간 검색어 챌린지를 벌이고 있기도 하다.
한편,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오전 10시부터 살인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 장모씨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를 받는 양부 A씨도 함께 법정에 섰다.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3일 1차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법원에 신변보호요청을 했다. 양부는 법원 정문 쪽에 모인 시위대를 피해 오전 9시께 법정 경위 4명의 신변보호를 받으며 후문을 통해 법원 청사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