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으로 뚫린 최전방 "특수부대 무장침투였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
원희룡 제주지사가 22일 오전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에서 열린 ‘제4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분향하고 있다. 2019.03.22 /fnDB
[제주=좌승훈 기자] 최전방 군 경계의 허점이 또 고스란히 드러났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7일 “우리 군의 최전방 경계망이 반복적으로 뚫리고 있는데, 이런 군을 정말 계속 믿어도 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지난 16일 강원도 고성군 민간인통제선 일대에서 붙잡힌 북한 남성의 남하 경로가 일부 확인된데 따른 것이다.
원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참담하다. 우리 군이 감시하는 동해안 철책이 또 뚫렸다”라는 글을 싣고, “2012년 '노크 귀순', 2019년 11월 '월책 귀순' 사건이 있었다. 이번에도 같은 부대· 같은 경계망”이라며 “근데 이번에는 헤엄 귀순이냐”고 되물었다.
개별적인 실수든, 기강해이든, 구조적인 문제이든 간에 같은 부대에서 유사한 실패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원 지사는 “국민들은 ‘발각된 것만 이 정도이지, 혹시 수시로 들락거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며 “‘전투에서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지만, 경계에서 실패하는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인용하기도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안보에서의 무능은 국민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며 “반복되는 경계 실패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도록 납득할 만한 설명과 대책을 마련하고, 보다 강력한 안보태세 확립에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남성은 전날 헤엄을 쳐 남하해 군사분계선(MDL)에서 남쪽으로 3㎞ 떨어진 해안으로 상륙, 옷을 갈아입고 남쪽으로 이동해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과정에서 이 남성은 군 감시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도 경계 감시망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면서 또 하나의 '경계 실패'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