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쿠팡에서 야간근무를 마친 뒤 숨진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주최해 열린 과로사 대책 마련 촉구 및 쿠팡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택배노조가 기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언급하며 과로사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는 18일 오후 2시 서울 성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은 과로사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해 10월 쿠팡에서 야간근무를 마친 뒤 숨진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도 참석했다.
대책위는 장씨가 과로로 목숨을 잃었지만, 쿠팡 측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1월 8일 근로복지공단 대구북부지사는 장씨의 사망 원인을 '과로사'로 판정했다.
대책위는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고 장씨가 쓰러진 지 4개월이 지났다"라며 "아들을 잃은 유가족의 슬픔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아들의 과로사를 인정하지 않던 쿠팡의 태도는 유가족에게 더 큰 아픔"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쿠팡 측이 △근로자의 연속근로일수 제한 △일용근로자에 대한 특수건강진 체계화 △근로자 개인별 UHP를 폐지 △야간근로 시간을 제한 계획 논의 등 대책을 내놓았으나,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최저임금, 일용직으로 일하는 물류센터에서 그나마 야간노동을 해야 생활비라도 벌 수 있는 노동자들에게 연속근로일수를 제한하는 것은 일방적 임금 삭감안"이라며 "근로시간 제한에 앞서 임금 현실화, 고용안정부터 해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쿠팡은 장기적으로 전문성 있는 기관에 의뢰해 과로사 예방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자는 대책위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좋은 기업 이미지를 만들려는 쿠팡의 이면에는 청년 노동자의 죽음을 외면하는 경영철학이 있었다"라며 "대책위는 다시한번 쿠팡의 기만적 태도를 규탄하고, 제대로 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보상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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