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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누군가와 연결되는 것, 누군가를 공감하고 그와 소통하는 것은 들음에서 시작되는 모양이다.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가 내면으로 흘러 들어와 깊은 곳을 건드리면 그동안 꼭꼭 닫아 두었던 감각들이 하나 둘 열리기 시작한다. _ <목소리> 중에서
KBS 아나운서,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로서 화려한 변신을 해왔던 윤소희 작가가 신작 에세이를 내놨다.
윤 작가는 방황과 상처, 사랑과 이별에 대한 사유를 진실성 있는 언어로 담아냈다. 유학과 타국 생활 등 작가의 가장 힘들었던 시간 속 삶의 무게와 더불어 그간의 방황과 상처에서 우러나는 작가의 사유들이 아픔을 품고 사는 독자들의 ‘마음의 여백’을 채워주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표현돼 있다.
코로나 19 시대, "수많은 말들이 쏟아져 나왔고 누군가는 그 말들을 열심히 퍼 날랐다. 방향을 모르는 산탄처럼, 말 한마디를 쏘면 깨알 같은 탄알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런가 하면 가까운 누군가와도 말을 섞고 싶지 않아 가만히 지내기도 한다. 작가는 말과 침묵 사이를 머뭇거리며 채우고 싶은 마음과 비우고 싶은 마음을 더해 문장을 만든다. 맞춤하게 여백을 남기고 또 때로는 채우는 사랑이 빈틈 많은 우리 자신을 온전히 좋아하며 살아갈 수 있게 해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한 이병일 시인은 윤 작가를 몽상가로 봤다. 생의 대부분을 타국에서 보낸 작가는 그곳이 어느 곳이든 마음이 머무는 곳을 따라 걸으며 사색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비스듬히 서서 길 위의 풍경과 대화를 시도하기도 하며 꿈과 현실을 오가며 ‘꿈 일기’를 써가며 내면세계에서 받아 적은 영감들을 글로 풀어내기도 한다. 이 시인은 윤 작가의 산문집에 대해 ‘여백을 채워내는 사랑의 언어들이 돌올하게 부유 중’이라고 평하며 “마음의 끝을 문장 한 줄에 비끄러매는” 그녀의 작업이 오래도록 지속되길 바란다고 했다.
여성으로, 직장인으로, 방송인으로 그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아왔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가치를 깨닫고 문장과 문장 사이를 오가며 치열한 고민해 온 그녀의 이야기가 도서에 녹아있다.
윤 작가는 KBS 24기 아나운서로 주말 9시 뉴스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시카고 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했다. 그 후 베인앤컴퍼니의 컨설턴트로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등에서 근무했다./ 2021.02.10 출간, 168쪽, 행복우물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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