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맹국 결속 힘들 것...中과 우호
공산당 학습·전쟁준비 집중..내부결속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당사 교육원 대회에 참석,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역사(당사)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신화망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미국 중심의 반중 연대를 폄하하면서도 내규 결속을 다지는 투 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당초 기대했던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관계 개선이 사실상 어려워졌고 '자력갱생'의 14차5개년 경제·사회발전계획도 올해 시작된 만큼 ‘미중경쟁’에서 초반부터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동맹국 결속 힘들 것...中과 우호
11일 관영 중국중앙통신(CCTV)과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대해 “중국이 전략적 경쟁자라는 (미국의)주장은 동맹국에 큰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본격 드러난 미국 내 정치 불확실성이 우방국의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봤다. 미국 정치 혼란으로 오히려 각국은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중국과 유럽의 협력은 향상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이 7년을 끌어온 상호 시장 접근 및 투자 확대 협정을 지난해 12월 말 체결한 것 등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또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EU 최대 교역국으로 올라섰다고 AFP 통신은 지난 16일 보도했다.
라하이둥 교수는 “중국과 유럽은 여러 분야에서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소통과 협상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면서 “미국 국내 정치의 심각한 혼란은 우방국들의 신뢰를 심각하게 추락시켰다”고 강조했다.
뤼샹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도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과 국내 문제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잡기가 어렵다”면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과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은 비슷하지만, 유럽 지도자들의 관심을 끄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진단했다.
G7 정상들은 화상회의에서 개발도상국의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를 지원할 것을 결의하면서 중국의 비시장적 정책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 홍콩, 신장, 티베트 등 중국 내 인권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일본, 인도, 호주 등 3개국과 지난 18일(현지시간)에도 협의체 ‘쿼드’를 갖고 무력이나 강압으로 인도·태평양에서 현상을 변경하려는 중국의 어떤 시도도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었다.
글로벌타임스는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이다. 이 신문은 중국 정부의 속내를 사설이나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내·외부에 홍보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환구시보는 논평에서 쿼드와 주요7개국(G7) 회의를 언급하며 “미국의 소리(VOA) 방송조차 ‘미국이 완전한 리더십을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면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회복을 막는 것은 미국 자체”라고 꼬집었다.
인민해방군. 바이두뉴스 캡쳐
■당 학습·전쟁준비 집중..내부결속
반면 중국은 내부적으론 결속을 다지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당사 교육원 대회에 참석,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역사(당사)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은 것을 계기로 당사 학습은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면서 “당사를 학습하는 것은 당의 초심과 사명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지시했다.
중국 공산당은 같은 날 왕후닝 상무위원 주재로 사상 처음 ‘화궈펑(1921∼2008) 전 당주석 탄생 100주년 기념 좌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는 마오쩌둥(1893∼1976) 전 국가 주석의 지명으로 중국 총리 자리에 올랐고 마오쩌둥 전 주석의 사망 이후엔 급진적인 마오쩌둥 노선의 완전한 계승을 주장했다. 홍콩 명보는 “중국 최고 지도자급 인사가 참석해 화궈펑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역사적 평가를 한 활동은 역대 처음”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시진핑 중앙군사위 주석의 승인을 거쳐 ‘신형 군사 훈련 체계 구축에 관한 결정’을 발간했다고 CCTV는 전했다. 결정은 시 주석의 강군 사상과 신시대 군사전략지침을 관철하고 전쟁 준비에 집중하며 새로운 군사 훈련 시스템 구축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시 주석은 지난해 남중국해 등을 둘러싸고 미국, 대만과 갈등이 고조될 때 여러 차례 ‘철저한 전쟁 준비’를 지시했었다. 전쟁 준비는 외부적 위기에 대항한 최적의 내부결속 수단으로 꼽힌다고 중국 소식통은 설명했다.
시 주석은 춘제(중국의 설) 하루 전인 지난 10일 대국민단배식(단체 새해인사)에서 “당과 인민이 굳건히 단결한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우리를 곤란하게 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지나온 길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지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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