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장관이 지난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군 당국이 북한 남성의 ‘수영 귀순’ 조사결과를 빠르면 23일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강원도 고성의 민간인 통제구역에서 수영해 귀순한 북한 남성과 관련해 경계부실의 전모가 밝혀질지 이목이 쏠린다.
이날 국회에 출석하는 서욱 국방부 장관은 조사해 확인한 이번 사건의 경위 및 재발방지 대책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와 합동으로 진행해 온 전비태세검열 결과를 이날 오전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합참과 지작사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검열단을 현장에 파견해 당시 관할부대 경계와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해왔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합참은 지작사와 합동으로 현장을 확인했으며 설명드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북한 남성의 신원 △월남의 구체적 방법 △군 경계태세 문제점 등이 이번 사건의 핵심 의혹이다.
군 당국의 발표 전이지만, 이번 사건 원인이 우리 군의 '명백한 경계실패'가 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해당 북한 남성은 잠수복·오리발 등 장비를 이용해 해안에 상륙했고, 과학화경계시스템이 깔린 철책 하단의 배수로를 통과하는 수법으로 경계선을 뚫었다.
우리 군은 폐쇄회로(CC)TV 등 감시장비를 통해 당일 이 남성의 움직임을 최소 4차례 포착했으나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뒤늦게 경계태세를 발령하고 수색병력을 투입해 검거했지만, 수시간 경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 장관도 지난 17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경계작전상 과오’를 인정한 만큼, 조사결과에 따라 관련자 징계도 줄 이을 전망이다. 군은 지난 2012년 ‘노크 귀순’ 사건 발발 때 사단장·연대장·대대장 등 줄줄이 보직 해임하는 등 14명을 문책한 바 있다.
군 당국은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조치로 과학화경계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책과 별도로 동북단 최전방 경계를 담당하는 육군 22사단의 구조적 문제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여타 전방사단과 병력·장비 여건은 엇비슷하지만 4배가량 더 넓은 경계구역이 문제다.
22사단은 휴전선 일대와 해안선을 합쳐 총 100㎞에 달하는 구역 경계를 맡고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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