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유튜브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즉 ‘유튜버’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해 발표했다.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유튜버’로서 갖춰야 할 자질을 비롯해 ‘유튜버’ 관련 사회문제 유형별 심각성, 직업으로서 ‘유튜버’에 대한 인식, ‘유튜버’가 이용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 ‘유튜버’에 대한 규제와 윤리 교육 필요성 등의 내용을 조사했다.
■ 사회적 물의 일으킨 유명인 ‘유튜버’ 활동, 부정적 인식 73.4%
먼저 연예인, 정치인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들이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조사결과 절반에 가까운 45.8%가 그들의 유튜버 활동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원하는 사람에게만 노출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를 택한 사람은 8.9%로 소수에 그쳤으며, ‘법적 처벌, 방송 정지 등 이미 충분한 제재를 받았기 때문에 유튜버로 활동하는 것은 그들 자유다’(17.7%)를 고른 비율도 20% 미만이었다.
이에 비해, ‘규제는 어렵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유튜버로 활동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응답은 절반에 가까운 45.8%를 차지했으며, 나아가 ‘그런 사람들이 유튜버로 활동할 수 없도록 규제를 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도 4명 중 1명꼴인 27.6%로 나타났다.
특히 유튜버를 겸업하는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63.2%(매우 부정적 23.7%, 약간 부정적 39.5%)로 긍정 평가(36.8%)보다 26.4%p더 많았다. 반대로 의사, 변호사, 과학자 등의 전문가들이 ‘유튜버’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 쪽 평가가 절대다수(88.3%, 매우 긍정적 32.0%, 약간 긍정적 56.3%)를 차지했다.
언론인과 공공영역 종사자(교사, 공무원 등)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 평가 비율이 엇비슷하게 56% 대 44% 정도였으며, 연예인의 경우 긍정 쪽(69.6%)이 부정(30.4%)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응답자의 70.6%는 ‘유튜버’를 취미나 여가활동보다는 독자적인 직업에 가깝다고 답했다.
이 때문일까? 초등생 희망 직업 상위권에 ‘유튜버’가 오른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답변이 71.7%나 차지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9년 12월에 발표한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희망 직업 1위 운동선수, 2위 교사에 이어 ‘유튜버’가 3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도(5위) 대비 두 단계 오른 결과이다.
이와 같이 ‘유튜버’가 초등생 희망 직업 상위권에 오른 것에 대해 응답자들이 어떠한 입장인지를 알아본 결과, 우려스럽다고 답한 사람들이 71.7%로 다수를 차지했다(매우 우려스러움 17.1%, 약간 우려스러움 54.6%).
■ ‘유튜버’ 자질 중 ‘내용에 대한 사실 검증’을 가장 중요하게 꼽아
유튜브 이용자들이 ‘유튜버’는 어떤 자질을 갖춰야한다고 생각할까? 8개 항목을 제시하고 각각에 대해 어느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4점 척도(1점: 전혀 중요하지 않음, 4점: 매우 중요함)로 답하게 했다.
그 결과, 8개 가운데 가장 많은(78.0%) 응답자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항목은 ‘내용에 대한 사실 검증(허위정보/가짜뉴스 유포 않기)’로 나타났다. ‘내용에 대한 사실 검증’을 ‘유튜버’ 자질로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97.7%에 이른다.
‘내용에 대한 사실 검증’ 다음으로는 혐오표현 자제, 초상권 등의 인격권 보호를 포함하는 ‘타인에 대한 존중’(70.2%), 조회수 미끼용 자극적·선정적 콘텐츠 생산 자제에 해당하는 ‘도덕성/윤리의식’(69.3%), 저작권, 지적재산권 보호와 같은 ‘타인의 창작물에 대한 존중’(65.6%)이 뒤를 이었다.
콘텐츠 자체의 흥미성(57.1%), 전문성(54.9%), 독창성(52.9%)이 50%대 초중반 비율을 보인 가운데,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내지 자주 업로드하거나 댓글 등을 통해 활발히 소통하는 등의 ‘성실성’(42.4%)은 8개 항목 가운데 유일하게 “매우 중요”를 선택한 비율이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 ‘유튜버’ 관련 사회문제 중 ‘가짜뉴스 전파’를 가장 심각하다고 답해
또 유튜브 이용자들은 유튜버의 ‘가짜뉴스 전파’를 가장 부적절한 행동으로 봤다. 가장 많은(87.0%) 응답자들이 “매우 심각”하다고 답한 ‘유튜버’ 관련 사회문제는 ‘가짜뉴스 전파’ 즉, 명백한 허위사실임을 알고도 해당 내용을 포함시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유포하는 행동으로 나타났다. ‘약간 심각한 문제임’(11.1%)라고 답한 비율까지 합하면 무려 98.1%가 ‘가짜뉴스 전파’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짜뉴스 전파’와 함께 80%가 넘는 응답자들이 “매우 심각”을 선택한 문제로는 ‘어린이나 장애인 등 약자 착취’(82.7%)가 있었다. 그 뒤를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 출소 후 라이브 중계, 아동학대로 사망한 정인이와의 영적 대화와 같은 ‘유명인 및 알려진 사건 악용’(74.0%), ‘일명 “벗방”으로 불리는 노출 방송’(65.1%), ‘안전수칙 지키지 않은 위험한 체험’(64.8%)이 이었다. 이에 비해, ‘뒷광고’, 즉 업체의 협찬을 받고도 광고 표시를 하지 않은 기만행위를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답한 응답자는 44.3%에 그쳤다.
또한 응답자의 57.2%가 ‘유튜버’와 유튜브 채널에 대해 “더 강력한 규제 필요하다”고 답했다.
‘유튜브 운영 기준에 위배되는 콘텐츠에 노란딱지를 붙여 수익을 제한할 수 있는 현행 규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를 고른 응답자는 “자율 규제 장려”와 비슷한 19.5%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7.2%는 “더 강력한 규제 필요”, 즉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운영 기준을 심각하게 위반한 유튜버는 완전히 퇴출시키는 등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를 선택했다.
이와 함께 93.3%가 ‘유튜버’ 대상 윤리 교육이 “필요하다” 고 답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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