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인공증식…해양수산부, 2017년부터 4년간 새끼 104마리 방류
2019년 8월 제주 서귀포시 중문해수욕장에서 열린 멸종위기 바다거북 되살리기 방류행사. /사진=fnDB
[제주=좌승훈 기자] 국내에서 인공 증식해 제주 서귀포시 앞바다에서 방류한 푸른바다거북이 베트남 해역까지 안전하게 이동해 정착한 모습이 확인됐다.
24일 해양수산부와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인공위성 추적 장치를 부착해 중문 해수욕장에서 방류한 어린 푸른바다거북이 베트남 동쪽 해안까지 이동해 정착한 것이 확인됐다.
바다거북은 전 세계적으로 연안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산란지가 파괴되고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멸종위기 생물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 세계에 서식하고 있는 바다거북 7종 모두 멸종 위기종에 포함되며, ‘멸종위기동식물의 국제무역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포획과 거래가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
해수부도 바다거북의 야생 개체수 회복과 종(種) 보전을 위해 2012년부터 우리바다에 나타나는 4종의 바다거북(푸른바다거북·붉은바다거북·매부리바다거북·장수거북)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고, 포획하거나 유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 조난·부상당한 바다거북의 구조·치료활동을 지원하고, 인공 증식한 새끼 바다거북을 자연에 돌려보내고 있다.
특히 2016년에 국내 최초로 푸른바다거북 인공 증식에 성공하고, 2017년부터 4년간 제주 중문해수욕장에서 바다거북 새끼 총 104마리를 방류했다.
2019년 8월 제주 서귀포시 중문해수욕장에서 열린 멸종위기 바다거북 되살리기 방류행사. /사진=fnDB
바다거북 방류지인 중문해수욕장은 지난 2007년 바다거북 산란이 확인된 곳이다. 주변 해역은 어업용 그물이 적어 혼획의 위험성이 낮고, 겨울에도 평균 수온이 14도가 넘고, 먹이가 풍부해 어린 거북들이 생존하기 적합한 곳으로 손꼽힌다.
방류 당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바다거북들의 야생 적응력을 확인하기 위해 방류하는 모든 바다거북에 개체 인식표를 부착하고, 15마리에는 인공위성 추적장치를 부착해 이동경로를 관찰해 왔다.
특히 인공위성 추적장치를 통해 새끼 푸른바다거북 한 마리가 베트남 동쪽 해안까지 이동해 정착한 것도 확인됐다.
이 개체는 2017년에 인공 증식돼 지난해 9월 제주 중문해수욕장에서 방류된 3년생으로, 쿠로시오 해류를 역행해 3847㎞를 헤엄쳐 푸른바다거북의 고향으로 알려진 베트남 해안으로 돌아간 것이다.
인공위성 추적장치가 부착돼 방류된 바다거북들의 이동경로는 해양생명자원 통합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