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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을 세계에 알린 테일러의 가옥 '딜쿠샤', 전시관으로 재탄생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테일러의 가옥 '딜쿠샤', 전시관으로 재탄생
달쿠샤 전시관 전경/사진=서울시
[파이낸셜뉴스] 1919년 3월 1일, 치열했던 독립운동의 현장과 일제의 만행이 세계에 알려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 있다. 일제강점기 미국 연합통신의 임시특파원으로 3·1운동 독립선언서를 해외에 가장 먼저 타전한 앨버트 W. 테일러다.

서울시는 테일러가 서울에 짓고 살았던 가옥 '딜쿠샤'의 원형을 복원, 독립의 숨결을 기억하는 역사 전시관으로 조성해 다가오는 3·1절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1942년 테일러가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되며 방치된 지 약 80년 만이다.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지하1층~지상2층의 붉은 벽돌집 딜쿠샤는 테일러가 지난 1923년 한국에 거주할 당시 건립한 서양식 가옥이다. 지난 2017년 8월 국가등록문화재 제687호로 지정됐다. '딜쿠샤'는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다.

딜쿠샤의 주인 테일러는 지난 1896년(고종 33년) 조선에 들어와 평안도 운산 금광 감독관을 지내고 충청도의 직산 금광을 직접 운영한 광산 사업가였다. 또 연합통신 임시특파원으로 활동하며 3·1 운동과 제암리 학살사건을 해외에 보도해 일제의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공헌했다.

서울시는 딜쿠샤의 원형 복원을 위해 지난 2016년 관계기관(서울시, 기획재정부, 문화재청, 종로구)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고증 연구를 거쳐 2018년 복원 공사에 착수, 지난해 12월 '딜쿠샤 전시관'으로 공사를 완료했다.

'딜쿠샤 전시관'은 총면적 623.78㎡ 규모로 조성됐다. 내부 1, 2층 거실은 테일러 부부 거주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나머지 공간은 테일러 가족의 한국에서의 생활상과 앨버트 테일러의 언론활동 등을 조명하는 6개의 전시실로 구성했다.

또 딜쿠샤는 지난 1920~1930년대 국내 서양식 집의 건축기법과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벽돌을 세워서 쌓는 프랑스식 '공동벽 쌓기(rat-trap bond)'라는 독특한 조적방식이 적용돼 한국 근대 건축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공간이다.

서울시는 '딜쿠샤 전시관' 개관식을 26일 오후 4시 딜쿠샤 앞마당에서 개최한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김봉렬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이 참석하고, 딜쿠샤 유물 기증자이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인 제니퍼 L. 테일러가 함께 개관을 축하할 예정이다.

다음달 1일부터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딜쿠샤 전시관'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한 해설 관람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다가오는 3·1절 딜쿠샤가 전시관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되면 '희망·이상향'이라는 딜쿠샤라는 이름 그대로 희망이 있는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값지게 활용될 것"이라며 "나아가 서대문형무소, 경교장 등 딜쿠샤 전시관 인근의 항일운동 관련 유적들을 연계한 항일 독립운동 클러스터를 통해 독립을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을 기억하고 정신을 계승해나가겠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