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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램지어 교수, 논문오류 늑장 인정 '꽁무니'

-미 정치권까지 나서자 당황한 듯
-직접 사과 한 것 아니어서 '비겁'


하버드 램지어 교수, 논문오류 늑장 인정 '꽁무니'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8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한 남성이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퇴출을 요청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의 마크 램지어 교수가 자신이 쓴 '위안부=매춘부'라는 논문에 오류가 있었다고 동료 교수들에게 뒤늦게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센 국제사회의 비난속에도 램지어는 그동안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하버대 로런스 배카우 총장조차 학술연구의 자율성을 들어 램지어 교수를 감싸왔다. 하지만 미 의회까지 나서 램지어교수를 비판하자 뒤늦게 꽁무니를 빼는 것으로 보인다.

석지영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26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 기고문에서 램지어를 인터뷰한 결과 그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석 교수의 기고문에 따르면 램지어는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실수했다"고 인정했다. 석 교수는 특히 램지어가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가 매춘 계약을 맺었다는 계약서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조차도 램지어가 직접 사죄한 것이 아니라는 점때문에 여전히 비겁하다는 평가다.

미국 정치권도 램지어 비판에 가세중이다. 특히 미 의회 진출에 성공한 한국계 여성의원 3인방이 적극 공세중이다.

지난 24일 한국계 여성 연방 하원의원인 메릴린 스트릭랜드(민주·워싱턴)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위안부들은 성폭력과 인신매매의 피해자"라며 램지어의 주장은 생존자와 학자들의 여러 증언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겨운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22일에는 공화당 소속 한국계 연방하원의원인 영 김(캘리포니아)과 미셸 박 스틸(캘리포니아)도 램지어를 규탄했다.

이외에도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민주·캘리포니아)과 주디 추(민주·캘리포니아) 하원 아시아·태평양 코커스 의장도 비판에 가세했다.

학술 연구자 1100여 명도 램지어에 대한 비판 서명에 나서고 있다.

'게임이론'으로 유명한 매스킨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램지어 비판 연판장에 서명했다. 법학을 전공한 램지어가 자신의 게임이론을 사용해 일본군 위안부 계약을 합리화하는 것에 불쾌함을 표출했다.

매스킨 교수 외에도 게임이론 분야의 세계적인 학자들도 램지어 비판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게임이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터키 출신의 경제학자 타이펀 쇤메즈 보스턴컬리지 경제학 교수도 램지어의 논문에 문제를 제기했다.

쇤메즈 교수는 "반 인류적인 범죄를 정당화하려는 램지어의 논문에 대해 알게 됐을 때 충격을 받았다"며 램지어에 대해 "완전하게 멍청하고 무책임한 모델에 기반해 역사적 사실과 관련해 불쾌한 주장을 했다"고 비판했다.

램지어는 동종 학계에서 조차 왕따를 당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램지어는 동료 학자들의 반박 주장을 읽고 "당황스럽고 불안했다"라고 고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램지어는 학술지 국제법경제리뷰(International Review of Law and Economics) 3월호에 실릴 예정인 논문에서 당시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과 일본군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계약을 맺은 것 뿐이라며 "위안부 여성들은 성매매를 강요당한 성노예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위안부 여성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본군과 계약을 맺고 매춘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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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