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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기호4번' 안철수…국민의힘 "그렇겐 선거 못해" 압박

험난한 '기호4번' 안철수…국민의힘 "그렇겐 선거 못해" 압박
©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제3 지대' 경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승리한 이후 야권에선 최종 경선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제1 야당'의 상징인 '기호 2번'를 선호하는 반면 안 후보는 국민의당의 소속 '기호 4번'으로 나가도 승산이 있다며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입당 또는 합당을 통해 '기호 2번'을 달지 않는다면 단일화 효과가 반감되고 선거운동과 선거보조금도 제한될 수 있다며 국민의당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비대위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돼서는 (서울) 시장 선거를 이길 수가 없다"고 밝혔다.

야권 단일 후보로 안 후보가 되더라도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당 간판으로는 본선에서 승산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전날(1일) 안 후보가 제3 지대 후보로 확정된 이후 안 후보의 입당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만약 안 후보가 '기호 4번'을 유지한 채 본선에 나선다면 기존 제1 야당 지지층까지 잡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국민의힘의 분석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한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기호) 4번을 달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투표장에 가겠느냐"며 안 후보의 입당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통화에서 "(안 후보가) 입당이든 합당이든 '기호 2번'을 달고 나가야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했다.

또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단일화 후보로 결정됐을 경우를 가정해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대비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4·7 보선에서 다른 정당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전날(1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기호 2번(제1야당 소속)으로 출마하지 않으면 선거운동을 해줄 수 없다"며 선거운동 동참 여부까지 직접 언급했었다.

또 안 후보가 국민의당 소속으로 선거운동을 하면 국민의힘이 선거법상 선거보조금을 지원해줄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압박하고 있다.

다른 정당의 선거운동을 돕는다고 해도 찬조연설이나 선거 유세를 동행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다만 국민의당은 과거 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화 사례 등을 보면 다른 정당 후보의 선거 운동을 돕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반면 안 후보측과 국민의당은 입당론 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안 후보는 전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그리고 또 이번에는 3번 정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다. 그래서 2번이 됐든 4번이 됐든 야권단일후보는 두 번째 후보"라고 사실상 '기호 4번'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