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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보선은 몸풀기… ‘여권 잠룡’들 대권 행보 빨라졌다

반등 노리는 이낙연
선대위 맡아 건재 과시.. 보선 결과에 운명 걸려
존재감 키우는 정세균
코로나 방역 진두지휘.. 주요 현안마다 목소리
세력 불리는 이재명
토론회에 의원들 몰려.. 친문인사도 공개 지지
출마 결단 앞둔 이인영
86그룹 대표적인 주자.. 정권 재창출 명분 밝혀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차기 대통령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권 유력 대선주자들도 저마다 본격적인 기지개 켜기를 하고 있다. 이번 4월 보궐선거가 마무리되면 이들의 행보나 경쟁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선명성을 앞세워 정국 현안마다 목소리를 내며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월 재보궐선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반등을 모색 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 국면 최전선에서 방역 대책을 진두진휘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4·7 재보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지원에 나선다. 이 대표는 "당의 모든 역량을 후보자 지원과 지역 발전 공약 수립 등 선거 지원에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대표로선 이번 보궐선거를 진두지휘해 지지율 반등의 교두보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대세론'을 구축하며 지지율 선두를 달렸지만, 당 대표 취임 이후 뚜렷한 정책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데다 중도층 포용을 위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까지 전격 꺼냈지만, 오히려 당내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의 역풍을 맞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보궐선거 승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러나 연이은 성추문 파문으로 재보선 원인을 제공했음에도 이 대표가 당헌을 개정해 후보 공천을 강행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자칫 서울·부산을 모두 야권에 내줄 경우 책임론이 불거지며 지지율 추락이 불가피하다.

정세균 총리는 코로나 방역을 이끌며 제3의 후보군으로서 존재감을 띄우고 있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이미지가 강점이지만, 코로나 대응 국면에서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고, 주요 현안마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등 변신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여권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제 추진에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드러내자 공개적으로 기재부를 질타하는가 하면, 정부의 방역 대응을 비판하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이례적으로 쓴소리로 맞받아친 것이 대표적이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 세력이 지지할 뚜렷한 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 총리가 친문 진영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총리의 최측근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 등 당내 정세균계 의원들도 정 총리 팬클럽인 '우정특공대'를 띄우는 등 세 확장을 위한 몸풀기에 나선 양상이다.

여야 후보군을 통틀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으로 대표되는 정책 아젠다를 내세워 선명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여의도를 종횡무진하며 당내 세 불리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지사가 참석하는 토론회에는 여당 의원 수십여명이 참석하며 이 지사에 눈도장을 찍고 있다.

이에 일부 친문 인사들도 공개적으로 이 지사에 대한 지지 선언에 나서고 있다.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을 지낸 민형배 의원은 "이재명 지사가 (대선주자로서의 기준에) 더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고, 김남국 의원도 "오늘 새벽 4시에 일찍 일어나 기본주택을 공부하고 있다"며 사실상 이재명계로 편입한 모양새다.


여권 잠룡들도 추후 대권 레이스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민주당 '86그룹'(1980년대학번·1960년대생)의 좌장격인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이날 '다시 평화의 봄, 새로운 한반도의 길' 토론회에 참석했는데, 86그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세 과시에 나섰다. 앞서 이 장관은 "내년은 정권 재창출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정당 정치인 출신으로서 저를 던져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