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멍이 든 채 숨진 8살 여아와 한 살 터울의 오빠가 사망 전 보육시설에 장기간 입소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체포된 친부모는 딸이 사망한 당일 때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숨진 아이의 몸에 있는 멍자국이나 상처 등으로 미뤄 심각한 학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5일 인천 중구와 경기 수원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숨진 A양(8)은 오빠(9)와 함께 5년 전인 2016년 3월 수원의 D아동복지시설에 입소했다. 관련 기관 등을 통해 파악한 결과 당시 이 남매의 입소 사유 중에는 ‘친부의 학대와 친모의 방임’이 있었다고 기초자치단체 관계자가 전했다. 당시 A양이 3세, A양 오빠가 4세였다.
관할 지자체인 수원시 측은 A양 친모인 B씨(28)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발견한 뒤 그의 동의를 얻어 남매를 입소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양 남매는 이 시설에서 2년 가까이 생활했으며 2018년 초 B씨 요청에 따라 함께 퇴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당시 “아이들 외조부모와 살기로 했다”며 “애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하니 함께 살아야겠다”고 퇴소 이유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경찰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한 B씨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B씨 부부는 전날 경찰의 1차 조사에서 폭행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성립하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사망 당일 절대 때리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거짓말 등을 해 딸을 플라스틱 옷걸이로 체벌했다”고 일부 학대를 시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A양 몸 곳곳에서 발견된 멍자국이 플라스틱 재질의 옷걸이로 때렸을 때 생길 수 있는 상처가 아닌 것으로 보고 B씨가 다른 범행 도구를 사용하거나 손으로 심하게 폭행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