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가 후 미국 이주 첫 인터뷰
해리 "형 윌리엄과 사이 멀어져 시간 지나면 치유될것" 심경 밝혀
영국 해리 왕자(왼쪽)와 부인 메건 마클(가운데)이 미국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인터뷰는 미리 녹화돼 7일(현지시간) 미 CBS방송을 통해 방영됐다. 로이터
해리 영국 왕자의 부인인 메건 마클이 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방영된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 등으로 인해 한때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미국 인기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의 진행으로 미리 녹화돼 CBS 방송을 통해 2시간 동안 방영된 인터뷰에서 마클은 자신에 대한 인신공격이 지나쳐 더 이상 살기 싫었다며 "자해까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흑백 혼혈인 마클은 또 영국 왕가에서 2세의 피부색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아이가 얼마나 검을지에도 주목했다고 폭로했다.
윈프리가 왕가에서 누가 그런 발언을 했느냐고 질문하자 마클은 신분을 공개할 경우 타격이 클 것이라며 밝히기를 피했다. 부부는 아들 아치를 두고 있으며, 이날 인터뷰에서 임신 중인 둘째 아이는 딸이라고 공개했다.
이번 인터뷰는 해리 왕자 부부가 지난 1월 영국 왕가의 직무로부터 한발 물러서면서 분가해 미국으로 이주한 후 처음으로 가진 것이어서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이들 부부는 이번 인터뷰 출연으로 700만달러(약 79억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클은 해리 왕자와의 결혼식 전 화동들이 입을 복장 등을 놓고 손위 동서가 될 케이트 미들턴과 다툰 후 울었던 사실을 언급했으며 영국 왕가 일원과 결혼 후 자신의 자유를 잃었다고 느껴 이번 인터뷰에서 솔직하게 털어놓음으로써 '해방감'을 누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는 부친인 찰스 왕세자와의 관계가 어떻느냐는 질문에 한동안 침묵을 지켜 껄끄러움을 암시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조모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친인 찰스 왕세자와 여러 차례 대화를 통해 영국왕실 직무 복귀 문제를 의논했으나 찰스가 더 이상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렇지만 해리 왕자는 엘리자베스 여왕과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여왕이 줌을 통해 증손자인 아치와도 통화하는 등 관계가 좋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는 형인 윌리엄 왕세손과도 사이가 냉각됐다며 "시간이 지나면 치유될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왕가와의 불화에도 해리 왕자는 오는 7월 모친인 다이애나 왕세자비 동상 제막식에는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인터뷰는 지난 1995년 BBC가 당시 다이애나비와 가진 인터뷰에 버금가는 주목을 받았다. 영국왕실이 언론과 직접 상대하는 것을 꺼려왔는데도 당시 다이애나비는 인터뷰에서 찰스 왕세자와의 결혼 생활을 솔직하게 공개했다.
이번 인터뷰의 미국 시청자 규모는 지난달 슈퍼볼 경기 시청자 수인 9640만명과 맞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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