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과 8일(현지시간) 각각 미국과 영국에서 방영된 해리 왕자(왼쪽)와 부인 매건 마클(가운데)의 인터뷰 장면.로이터뉴스1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방영돼 큰 파문을 일으킨 영국 해리 왕자 부부가 영국을 떠난 이유가 언론의 인종편파적인 보도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8일 BBC방송은 이날 방영되지 않은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는 영국의 타블로이드 매체들이 편파적이며 통제와 공포감이 넘치는 독성 환경을 조장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뷰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가 부부가 영국을 떠난 이유가 인종차별 때문이냐 묻자 해리 왕자는 “그것이 큰 이유”라고 답했으며 측근이 “미디어와 대립했다가는 인생이 파괴될 수 있다는 경고를 해줬다”고 말해 영국 언론을 피하려 했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매건 마클 왕자비는 소셜미디어로 인해 영국 언론은 “미국의 무법 서부시대를 연상케 한다”며 그러나 영국 왕실이 거짓 보도로부터 자신과 남편을 지켜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7일 미국 CBS방송을 통해 방영된 인터뷰는 총 녹화 분량인 3시간반 중 두시간만 편집해 나갔다.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 부부는 정신건강과 인종 문제, 언론과의 관계, 왕실 등에 대해 털어놨다.
인터뷰 방영후 영국 언론 단체들은 해리 왕자 부부가 구체적인 증거없이 언론이 인종차별적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이날 미방영 내용 중 해리 왕자는 지난 1월 조모인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샌드링엄을 방문하려 했으나 여왕 비서가 바쁘다는 이유로 갑자기 일방적으로 취소시켰던 점을 공개했다.
또 마클은 자신이 왕가 어느 일원보다도 언론으로부터 부당하게 취급받았으며 자신의 친부모를 추적하려해 이를 막는데 모든 수단을 써야 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영국에서 하루 늦게 ITV를 통해 방영됐으며 소셜미디어에서는 큰 파장을 일으키며 영국을 갈라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침 왕자 부부가 지난 2019년 5월에 태어난 아들 아치를 안고 있는 사진도 공개했으나 버킹엄궁은 아무런 논평을 내지 않는 등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한 윈프리는 큰 파장을 일으킨 부부의 아들의 피부색을 “우려”했다는 왕가 일원은 해리 왕자의 조부모는 아니라고 뒤늦게 밝혔다.
이번 인터뷰에서 특히 마클이 결혼 후 한때 자살할 생각까지 했다는 등 정신적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용기에 대해 지지가 늘고 있는 반면 영국 우익성향 인물들은 왕실을 비판한 해리 왕자 부부의 영국 국적과 왕실 직위를 박탈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출신인 마클은 영국 국적을 아직 취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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