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판매자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350회에 걸쳐 술·담배를 청소년에게 제공했다.특히 부모에게 들키지 않고 택배 수령하는 방법을 안내하거나, 수수료 할인행사를 여는 등 한번 구매한 청소년이 지속적으로 재구입하도록 유인했다.
이처럼 술과 담배 등을 구매할 수 없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300여차례 넘게 대리구매를 알선 해온 일명 '댈구' 판매자들이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수사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특히 이번 수사는 지난해 4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시로 전국 최초 '청소년보호법' 위반행위 전담 수사팀을 신설한 이후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첫 수사 실적이어서 주목된다.
김영수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9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NS 상에서 청소년 유해약물 관련 게시물이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수사를 시작했다"며 "지난해 5월부터 수사에 착수해 총 12명을 검거했으며 전원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댈구'란 술·담배 등을 구입할 수 없는 청소년을 대신해 일정 수수료를 받고 대리구매 해주는 행위다.
최근 트위터 등 해외기반 SNS를 통해 은밀하게 성행하고 있으며, 청소년들 사이에선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구매방식이다.
적발된 사례를 보면 판매자 B씨는 지난해 7월 청소년유해약물 대리구매 제공으로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8월 트위터 계정을 재개설해 올해 1월말까지 팔로워 1698명을 확보, 여중생 등 청소년에게 360여 회에 걸쳐 담배 등 유해약물을 제공했다.
트위터에 노출사진을 게시하고 성인용품까지 제공한 피의자도 도 특사경의 치밀한 수사 끝에 검거됐다.
판매자 C씨는 본인 상반신 노출사진을 트위터에 게시하고 댈구 행위를 하는 것은 물론, 대리구매를 통해 알게 된 여고생에게 친밀감을 나타내며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등 추가 범죄 가능성이 우려돼 검거됐다.
판매자 D씨는 술·담배 뿐 아니라 자위기구 등 성인용품까지 대리구매 품목에 포함해 청소년에게 제공하는 등 '댈구' 행위가 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각지대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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