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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와 中갈등 새 발화점 떠오른 '홍콩 선거제 개편안'

美·EU, 민주주의 공격
中 애국자가 홍콩 통치

美·EU와 中갈등 새 발화점 떠오른 '홍콩 선거제 개편안'
1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인대 제13기 4차 전체회의 폐막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홍콩 선거제 개편이 미중 갈등에서 새로운 발화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홍콩 내에서 반중국 세력의 선거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미국 등 서방국가는 비판하지만 중국은 내정간섭으로 규정하고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美·EU, 민주주의 공격
12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11일(현지시간) 중국이 양회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킨 데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지속적 공격”이라며 비난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홍콩의 자치권과 자유, 민주적 절차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며 “정치 참여를 제한하고 민주적 대표성을 축소하며 정치적 논쟁을 억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오는 18일로 예정된 미중 고위급 외교 회담과 관련, 일종의 어려운 대화를 할 것이라며 중국과 의견 충돌이 있는 분야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미중 관계의 변화를 희망하는 중국에게 진지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대화를 위한 대화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의 행동이 미국과 동맹의 안보, 번영을 어떻게 도전하는지 솔직히 설명할 것”이라면서 “대화가 전적으로 적대적일 필요는 없으며 잠재적 협력 분야를 제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추진할 때부터 보복 조치를 경고해온 유럽연합(EU)도 필요한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압박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27개 회원국을 대표해 낸 성명에서 “EU는 추가 조처에 나서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며 중국과 관계의 한 부분인 홍콩의 상황에 관심을 더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보렐 고위대표는 개편안이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과 중국이 국제사회에 한 약속들, 홍콩의 헌법 격인 기본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편안이 홍콩의 민주적 책임성과 정치적 다원성에 심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홍콩 정체성과 번영의 핵심인 근본적 자유와 민주적 원칙, 정치적 다원성에 대한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점이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EU의 조치가 무엇인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중국에게 실질적인 압박이 될 수 있는지 여부도 미지수다. EU는 작년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에도 홍콩 내에서 탄압이나 감시에 이용될 수 있는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고 홍콩 이민자 수용 정책을 펼쳤지만 중국의 홍콩 완전한 장악을 저지하지 못했다.

美·EU와 中갈등 새 발화점 떠오른 '홍콩 선거제 개편안'
사진=뉴스1

■中 애국자가 홍콩 통치
반면 중국은 ‘애국자에 의한 홍콩 통치’이며 일부 세력을 배척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접지 않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날 홍콩 선거제 개편안 투표 후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을 갖고 “홍콩 선거제를 개편한 것은 일국양제의 제도적 보완과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는 원칙을 견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일국양제와 고도자치 방침을 관철하며 헌법과 기본법에 따라 엄격히 일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샤오밍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부주임도 12일 “중국 정부가 선거제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애국자에 의한 홍콩 통치를 위한 것이지, 홍콩의 정치·사회생활을 획일화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면서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정권에 들어갈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