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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安은 분열의 후보"… 안철수 "단일화 진정성은 있나"

감정싸움 치닫는 野 단일화
김종인 "安, 토론 못해" 직격탄
양측, 3자구도 불가론에는 공감
박영선, 3자 대결서도 열세 위기
투기근절 카드 꺼내며 반전 노려

오세훈 "安은 분열의 후보"… 안철수 "단일화 진정성은 있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5일 서울 영등포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야권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세훈 "安은 분열의 후보"… 안철수 "단일화 진정성은 있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아동보호전문기관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서울시 아동보호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서울시장 보궐선거 여야 대진표가 야권 단일화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으면서 한 치 앞도 예측이 어려운 안개정국으로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 그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5일 감정싸움을 시작하면서, 단일화 논의가 파기냐 막판 타결이냐는 중대 분수령을 맞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야권의 맞상대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전투기 의혹 사태로 인한 여론 악화에, 강경 대응 모드로 연일 반전을 꾀하고 있다.

■오세훈 vs 안철수, 날선 공격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19일을 최종 후보 선출일로 정했지만 실무협상단간 최종 논의는 여전히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우선 이날 5시간 가량 마라톤 회의를 통해 16일 1회 토론회를 여는데 합의했고, 17일~18일 진행할 여론조사 문항 등에 대해서는 다시 16일 회의를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이날 두 후보는 서로를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내며 감정싸움을 이어갔다.

앞서 오세훈·안철수 후보는 그동안 '맥주회동', '차담회' 등을 통해 큰 틀에서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날은 서로를 향한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오 후보는 안 후보를 겨냥해 "늘 야권 분열의 중심에 서있었고, 앞으로도 분열을 잉태할 후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후보로의 단일화는 내년 대선에서도 분열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김종인 국민의힘 위원장도 안 후보를 향해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는 없다"고 비난하며 양측간 긴장감을 높였다.

이에 안 후보는 김 위원장과 오 후보에게 각각 "모욕적이다" "놀랍고 충격적이다"라며 강하게 맞섰다.

안 후보는 두 사람을 향해 "단일화의 진정성은 갖고 계시냐"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오 후보를 향해 "요즘 'LH 사태' 덕분에 지지율이 좀 올라간다 싶으니까 3자 구도로 가겠다는 밑자락을 까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3자 구도?..吳·朴·安 모두 '빨간불'

한편, 두 후보는 당초 지난 14일로 예정됐던 비전발표회를 하루 늦춰 이날 오후 진행하고, 늦게나마 정책 경쟁을 시작했다. 하지만 오전까지 벌인 두 후보의 신경전이 비전발표회로 불똥이 튀면서 사실상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 후보는 정책 발표에 앞서 "사이가 서먹서먹한 걸 잘 못견디는 성격"이라며 "제 표현이 너무 직설적이었던 것 같다. 안 후보님께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안 후보도 함께 고개를 숙여 화답했다.

두 후보는 '단일화 실패는 없다'는 데에 한 마음이라는 점을 재확인 했다. 오 후보는 "3자 구도는 제 머릿속에 없다"고 했고, 안 후보는 "야권은 이번 기회로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벼랑 끝 단일화 협상의 윤곽이 선명해지기 전까진 '3자 구도'를 피할 수 없다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한편 'LH 사태'라는 악재를 만나 지지율 등 고전을 겪고 있는 박영선 후보는 연일 '투기 근절' 카드를 꺼내들며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야권의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못할 경우 진행될 '3자 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박 후보 캠프에는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박 후보는 특검을 제안했지만 야당은 '검찰 수사가 먼저'라고 반대하며 맞서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문화일보의 의뢰로 지난 13, 14일 양일간 서울 만 18세 이상 남녀 10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5.6%를 얻은 오 후보가 33.3%의 지지를 받은 박 후보에 앞섰다. 안 후보는 25.1%의 지지를 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