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파이낸셜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입을 열었다. 이동걸 회장은 15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구조조정절차 설명회에서 “쌍용차 구조조정이 순탄하게는 가지 않고 있다”면서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감자 승인을 받았지만 이는 한가지 장애물을 넘은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의 쌍용차 투자 선결조건으로 △HAAH의 투자 결정 △자금조달 증빙 제시 △사업계획서 제출 등 3가지를 꼽았다. 이 3가지 조건이 만족되지 않으면 산업은행이 돕고 싶어도 도울 수 없다는 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일부에서 산은에게 돈을 먼저 넣으라고 하는데, 투자자가 없는 상황에서 산은이 먼저 넣을 방법은 없다”면서 “사업성이 괜찮다면 일정부분 대출형태로 자금을 지원할 의사는 있지만 그 전제조건도 지속가능한 사업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사업계획서를 제출이 필요하다. 잠재적 투자자가 투자의사를 결정하고 계획서를 제출해야 우리가 할수 있는 일”이라며 “그렇지 않은데도 산은이 돈을 투입하면 그건 배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지난 9일 인도 중앙은행으로부터 쌍용차 지분에 대한 감자를 승인받았다. 마힌드라가 지분을 스스로 줄여 현재 75%에 달하는 쌍용차 지분비율을 25%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다만 현재 잠재적투자자인 HAAH와 쌍용차는 회생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산업은행에 제출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선 산업은행이 먼저 금융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쌍용차를 살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에 대해 이동걸 회장은 “잠재적 투자자는 그간 쌍용차 경영환경이 당초 예상보다 굉장히 악화되고 심각하다고 판단해 투자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 몽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협의과정이 어떨지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회장은 쌍용차 노조에 대해서도 뼈를 깎는 의지를 보일 것을 주문했다.
그는 “쌍용차 노사가 생즉사, 사즉생 정신으로 잠재투자자와 적극 협상을 통해 뭔가를 끌어내고, 그 후 산은과 정부에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 맞다”면서 “적극 협상 없이 우리가 도울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칼럼을 쓸 때 구조조정 기업은 폭풍 속에 침몰하는 배와 같다는 표현을 썼다”면서 “침몰 직전 선박에서 선장과 선원이 할 일은 팔 수 있는거 다 팔고, 버릴거 다 버려야 가벼운 몸으로 항구에 도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 노사에 읍소하는 기분으로 말씀드린다”면서 “오직 쌍용차 노사만이 투자자와 협의해서 살릴수 있다는 각오로 고민해서 협상을 해달라는 간절한 바람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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