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에모리대학을 방문해 조지아주의 아시아계 미국인 지도자들과 만남을 가진 뒤 성명을 내고 있다.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에 대한 침묵은 공범이라고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당부는 지난 16일, 21세 백인 남성이 애틀랜타 지역에서 한인 등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8명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가운데 나왔다. 숨진 한국계 여성중 3명은 70~60대 노년층이었다. 나머지 한명은 50대 여성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에모리대학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침묵하면 공범이 된다. 우리는 공범이 될 수 없다. 우리는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 또한 같은 자리에서 "증오범죄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종차별주의와 외국인 혐오증, 성차별은 미국에 실재한다.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이 공격을 받고 희생양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나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폭력과 증오 범죄, 차별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조지아주의 아시아계 미국인 단체 지도자들을 만나 대화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혐오범죄를 막기 위한 강력한 입법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 의회에서는 34년만에 처음으로 전날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행위에 대한 청문회가 열리기도 했다.
18일 청문회에서 바이든과 여러 의원들, 그리고 시민운동가들은 그레이스 멍(민주·뉴욕) 하원의원과 메이지 히로노(민주·하와이) 상원의원이 이달초 공동 발의한 '코로나19 혐오범죄법' 통과를 촉구했다.
시민단체 '스톱 AAPI 헤이트'가 전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9일부터 올 2월 28일까지 아시아계 미국인(AA), 태평양 섬나라출신(PI)에 대한 혐오범죄는 3795건에 달했다.
욕설부터 신체적 공격, 직장내 차별, 온라인 괴롭힘 등 다양했다. 특히 지난해 이후 급증했다. 이 단체는 보고된 3795건이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정치인들은 사후 약방문 식의 혐오범죄법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사전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지아주 하원의원 비 응우옌은 18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혐오범죄법은 예방적인 것이 아니다. 기소의 도구로 범죄 뒤에 사용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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