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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전 홍대 교수, 김어준 프로그램서 박형준 후보자 입시비리 의혹 주장

김 전 교수 "검사가 인왕산 쪽을 가리켰다" 청와대 개입설 주장

김승연 전 홍대 교수, 김어준 프로그램서 박형준 후보자 입시비리 의혹 주장
김승연 전 홍익대 미대 교수자 지난 17일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딸의 입시비리 수사 무마에 개입한 듯 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승연 홍익대 전 교수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나섰다. 앞서 기자회견에서 폭로한 이모 교수가 자신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자리에 박 후보 부인과 딸이 동석했다는 일화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권 당시 청와대의 압력을 그 배경으로 지목했다.

김 전 교수는 2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박 후보의 부인인 조모씨와는 1996년부터 친분이 있다고 밝히면서, (2000년을 전후해) 그가 울면서 부산 사투리로 “쌤(선생님), 우리 딸 꼭 붙여 주이소”라고 부탁했다고 털어놨다.

그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고인이 된 이 교수가 당시 조교를 시켜서 “내 방으로 올라오라”고 했고, 문을 열자 그 자리에 조씨와 그 딸이 있었다.

그리고 이 교수는 박 후보 딸이 유럽에서 공부하다가 이번에 특례 입학 시험을 보러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김 교수하고 나하고 둘이 채점을 하기로 돼 있다”면서 시험 당일에는 조씨 딸 번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여기 80점 이상 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는 게 김 전 교수 설명이다.

실제 85점을 준 것으로 기억하는 김 전 교수는 “제가 거기서 30점 줬다간 난리가 난다. 승진을 하는 데 많은 지장이 있다”고 회고했다.

이어 김 전 교수는 “사실은 그것도 불법이다. 채점 위원들한테 실기 끝나면 입학관리처나 교무처에서 통보를 하게 되어 있다. 근데 그때는 미리 정해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말대로라면 김 전 교수는 자신이 입시비리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확인시킨 만큼 그의 폭로가 탄력을 상실할 가능성은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이날 “30점을 주면 승진에 지장이 있을까봐 85점을 주었다고 자인하고 있다. 어떤 청탁은 수용하고 어떤 청탁은 거부했단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김승연 전 홍대 교수, 김어준 프로그램서 박형준 후보자 입시비리 의혹 주장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16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중앙선대위 부산 현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박 후보 측의 “딸은 홍대 미대 입시 시험을 본 적도 없다”는 주장에 대해 김 전 교수는 “이런 후안무치가 있나”라며 “지금이라도 따님이 시험 봤었다고 양심선언 해주는 게 사람 된 도리”고 잘라 말했다. 박 후보 딸이 탈락한 데 대해서는 “재외국민 자격 요건에서 결격 사유가 있었는지 불합격됐다”고 짚었다.

김 전 교수는 지난 2008년 당시 홍대 미대 입시비리 의혹의 내부 고발자다. 이 사건이 2009년 ‘무혐의’로 종결된 데 대해 김 전 교수는 “검찰은 힘이 없다고 그랬다. 검사가 제스처로 인왕산 쪽을 가리켰다”고 설명했다.

그가 언급한 ‘인왕산 쪽’은 청와대를 의미한다. 김 전 교수는 “수사 종결되고 나서 보니까 검찰을 압박할 수 있는 청와대는 어디냐, 그건 정무수석실이라더라. 그때 박형준 씨가 정무수석인 걸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에게 “‘청와대죠?’라고 하니 아무 대답이 없더라”라고 했다.

반면 박 후보 측은 딸 입시와 관련해 부정 청탁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후보 측은 “자녀 누구도 홍익대에 다닌 적이 없고, 이 문제와 관련해 거리낌이 없다”며 실제 지난 15일 김 전 교수, 유튜버, 언론인 등 6명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등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서부지검 수사팀 관계자도 "당시 광범위한 자금추적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했다. 수사과정에서 어떠한 외부압력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