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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단일후보 된 오세훈…'김종인 매직' 진짜 통했나

확신의 근거…여론조사·선거 경험·안철수 김종인 "여론조사 보면 오세훈이 확실해" "여론조사 12% 받은 후보 당선시킨 경험" "제1야당 후보가 단일화 되는 것은 상식" 정진석 "혜안 놀라워…예언 적중시켰다" 황교안, 아픈 손가락…승리 장담에도 패배

野 단일후보 된 오세훈…'김종인 매직' 진짜 통했나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야권 단일화 후보로 선출됐다는 결과가 발표된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21.3.23 (공동취재사진) 2021.03.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3일 국민의당 후보인 안철수 대표를 꺾고 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로 최종 결정된 가운데 그간 오 후보로의 단일화를 확신해왔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예측이 주목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민의힘 최종후보가 나오면 안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확신했다.

확신의 근거 중 하나는 여론조사다. 그는 단일후보 결과 발표 전날인 22일 오전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를 냉정하게 분석들 해보라"며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오세훈 후보가 확실하게 단일후보가 된단 걸 읽을 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론조사를 보면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나"라며 "박빙으로 나오든지 10% 차이가 나오든지 이기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서도 "오늘 여론조사를 보면 오 전 시장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결과에 대해서 국민의힘 후보인 오 전 시장이 당선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오 후보가 출마 선언 후 당내 경선,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여론조사 상 꾸준히 상승세였다는 점이 김 위원장이 확신을 갖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셈이다.

野 단일후보 된 오세훈…'김종인 매직' 진짜 통했나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2021.03.04. photo@newsis.com
여론조사만이 자신감의 원천은 아니었다. 김 위원장은 오 후보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보일 때부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내일이 서울시장 선거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나'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안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자가 41.9%, 박 후보를 선택한 응답자가 39.9%였다.

박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 41.5%, 오 후보 31.6%를 기록했다. 박 후보와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 42.9%, 나 후보 38.0%로 조사됐다(18~19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814명을 대상. 무선(90%)·유선(10%) 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오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 결과 나경원 후보를 꺾고 단일후보로 결정된 지난 4일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야당이 불리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절대 실망하지 않는다. 선거 당일 여론조사 결과 48% 대 12% 상황에서도, 12%밖에 받지 않은 후보를 당선시킨 경험도 있다"고 자신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이 경험은 지난 2006년 서울 성북을 보궐선거에서 조순형 새천년민주당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승리로 이끈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선거의 달인'으로 불릴 만큼 수십년 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이 자신감의 근거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 체제를 가동한 한나라당에 구원투수로 나서 당시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근혜 의원과 함께 비대위원으로 활동, 새누리당으로 간판을 바꿔 예상과 달리 의석수 과반 확보를 이끌어낸 바 있다.

野 단일후보 된 오세훈…'김종인 매직' 진짜 통했나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2021.03.08. photo@newsis.com2021.03.08. photo@newsis.com
상대가 안 후보였다는 점도 김 위원장이 확신에 찬 발언을 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23일 "제1야당의 오세훈 후보가 뭐 그동안 여러 우여곡절 있었지만 단일화되는 것은 처음부터 상식이라고 생각했다"며 "정치에 상식이 통한 것을 서울시민이 입증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거대 양당 후보에게 지지층이 결집하는 효과를 고려할 때 중도를 표방하는 안 후보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김 위원장의 뚝심이 통하자 "더불어민주당에서 보낸 엑스맨" "당의 존망을 맡길 수 없다" "사퇴하라" 등 쏟아지던 비판은 호평으로 바뀌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정진석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혜안도 놀라웠다"며 "갖은 비판 속에서도 당 내부에서 중심을 잡고 기어이 제1야당 후보다 최종후보가 된다는 예언을 적중시켰다. '김종인의 매직'이 이번에도 통했다"고 치켜세웠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 체제가 대선까지 유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김 위원장은 "가능성이 제로"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野 단일후보 된 오세훈…'김종인 매직' 진짜 통했나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종로구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선거유세 마지막날인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0.04.14. dadazon@newsis.com
다만 김 위원장의 확신이 항상 들어맞았던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4·15 총선에서도 선거 승리를 확신에 찬 목소리로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황교안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맞붙은 종로 지역구 판세에 대해 "당연히 뒤집을 것"이라며 선거 승리를 확신했다.

그는 "황교안 후보가 초장에 20% 이상의 차이가 났다. 그게 10% 정도 수준으로 좁혀졌는데 이 정도면 황교안 후보의 당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3월29일 황 대표의 종로 선거사무실을 방문해서도 "내가 보기에 선거는 이길 것"이라며 "과연 되겠냐고 생각들 하지만 선거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1950년 2대 국회의원 선거 때부터 선거판을 돌아다녀 봤는데 돌아다니면 대개 결과가 감이 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전 대표는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해 낙선하고 당의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대표직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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