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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막은 식당주인 막말' 논란에 애꿎은 헬스장들 불똥

'길막은 식당주인 막말' 논란에 애꿎은 헬스장들 불똥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렉스턴으로 길을 막고 지나가는 차량에 욕설을 퍼부었다며 비판의 대상이 된 '길막 식당'이 애꿎은 피해자를 만들고 있다.

대구의 한 헬스장에 'OO식당 주인이 운영하는 헬스장 맞냐'는 항의 전화가 이어졌다. 심지어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욕을 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헬스장 관계자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OO식당 주인이 운영하는 헬스장이 맞냐는 문의전화가 새벽 3시부터 왔다"며 "오후에도 계속해서 전화가 왔고 어떤 사람은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붇기도 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욕설 전화는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비롯됐다. 해당 게시글에는 19일 오후 3시15분 경 작성자가 대구 다사 대실역 인근 도로에서 앞서 주차된 렉스턴 차량 주인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담겼다.

영상에서는 한 렉스턴 차량이 길을 막았고 이에 경적을 울리자 지나가는 차량에 욕설을 했다고 전해진다.

네티즌들은 렉스턴 차주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았고, 블로그나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등에서 별점 테러와 악플을 달기도 했다.

해당 식당은 게시글이 올라온 지 나흘 만에 간판을 내렸지만 네티즌들은 멈추지 않았다.

특히 아들로 추정되는 사람이 인근 헬스장의 공동대표로 운영하고 있다며 헬스장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해당 헬스장에서 근무하는 트레이너에게 SNS로 'OOO 트레이너한테 배워도 돼요? 소리 빼애액 지르면서 잘 가르치던데'라며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식당 아들은 해당 헬스장의 공동대표가 아니었다. 헬스장 대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구 OO식당 관련 헬스장 대표 본인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4년 동안 헬스장을 제가 대표로 운영하고 있다"며 "OO식당 사건 당사자가 4년 전 약 2달 정도 근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OO식당 사건 당사자가 공동 대표자라는 유언비어가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네티즌들은 해당 식당의 아들의 신상을 털어 공개하고, 휴대전화로 전화까지 했다.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도 퍼지고 있다.
식당 앞까지 찾아가 항의하는 사람까지 나타났다.

이에 커뮤니티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네티즌은 "OO식당 사건을 보며 커뮤니티에서 마녀사냥을 하는 것 같다"며 "한 순간의 실수 때문에 한 사람의 도덕성과 재산들이 무너져 가는 걸 보면 이젠 무섭기까지하다"고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