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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승리"...한국계 교토국제고, 일본 '야구의 성지'서 첫 승

교토국제고, 사상 첫 일본 선발고교야구대회(고시엔)진출 
첫 승리...2차전 진출 성공, 다음 경기는 27일 

"기적의 승리"...한국계 교토국제고, 일본 '야구의 성지'서 첫 승
24일 일본 효고현 한신 타이거스 고시엔 구장에서 교토국제고 학생들이 출전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교토국제고 제공
【도쿄=조은효 특파원】 98년 역사의 봄철 일본 선발고교야구대회(고시엔)에 외국계 고교로는 사상 처음으로 진출한 한국계 교토국제고가 24일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줬다. 이번 승리로 사상 처음으로 고시엔 경기에서 한국어 교가가 두 번이나 울려 퍼지면서 재일동포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고시엔에서 사상 처음 1승을 거둔 한국계 교토국제고의 교가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가사로 조국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이날 오전 일본 야구의 '성지'로 불리는 효고현 한신 타이거스 홈구장인 고시엔 구장에서 미야기현 시바타고를 5대 4로 이기며, 2차전 진출에 성공했다.

박경수 교장은 본지 통화에서 "한 마디로 기분 최고다. 고시엔 진출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는데, 첫 승까지 거둬 기쁨이 두 배다. 열악한 상황에서 이런 성과를 내 기적이다"고 말했다.
"기적의 승리"...한국계 교토국제고, 일본 '야구의 성지'서 첫 승
24일 효고현 한신 타이거스 고시엔 구장에 교토국제고 학생들이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교토국제고 제공
"기적의 승리"...한국계 교토국제고, 일본 '야구의 성지'서 첫 승
24일 일본 효고현 한신 타이거스 고시엔 구장에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울려퍼지고 있다. 이 모습은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 됐다. 트위터 캡쳐
이날 경기장에는 한국어 교가가 두 번 울려퍼졌다. 경기 시작 부분인 1회 말 한 번 나온 데 이어 학생들이 첫 승을 확정한 후 다시 한 번 나와, 선수들과 응원단에 감동을 선사했다. 장내에서는 일제히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일본 언론들은 "(야구의) 성지에서 한국어 교가가 울려퍼졌다"며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진출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다음 경기는 오는 27일에 열린다.

교가를 비롯해 경기 장면은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 됐다. NHK는 교가 부분에서 한국어 가사 옆으로 일본어 번역을 함께 붙었다. '동해 바다 건너서'로 시작되는 교가 도입부에서 '동해'는 그대로 한글로 표기됐으나, 일본어 자막은 동해(東海)가 아닌 '동쪽의 바다(東の海)'로 표기됐다. 대회 주최 측이 한·일간 민감한 부분을 감안해 이처럼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교토국제고는 지난 1947년 교토조선중으로 개교한 뒤 고등교육으로 영역을 확대해온 한국계 국제학교다. 현재 재학생 130여명의 작은 학교로, 그 구성원의 대부분은 재일교포와 일본 국적자다. 야구부는 1999년에 창설됐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