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주총 돌입
최대주주 국민연금 행보 관심
지난해 조용병, 손태승 연임 반대
올해 김정태 연임엔 반대 안 할 듯
[파이낸셜뉴스] 국내 금융사들의 주주총회가 임박한 가운데 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금융권 주총의 최대 변수로 작용했던 국민연금의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연임 반대 의결권 행사가 올해 CEO 연임건에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5일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26일 KB, 하나, 우리금융의 주주총회가 잇따라 열린다. 이번 주총에도 다양한 안건이 올라올 예정인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융사의 CEO 연임 여부 및 이와 관련한 국민연금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이들 CEO가 기업가치를 훼손했고, 주주권익을 침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조 회장은 채용비리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손 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감원의 중징계(문책경고)를 받았다.
비록 국민연금의 반대가 주총의 당락을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의 이 같은 의결권 행사에 해당 금융사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국민연금의 금융지주 지분율을 보면, KB금융 9.96%, 신한금융 9.84%, 하나금융 9.97%, 우리금융 9.88%로 최대주주 및 2대주주(우리금융)로 있다.
하지만, 올해 CEO 연임과 관련한 금융권의 주총 분위기는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올해 대표적인 금융지주 CEO 연임건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4연임 여부다. 현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민주주의21,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적극 행사해 김 회장의 4연임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유는 김 회장이 하나은행장 및 하나금융지주 회장 재임 때 발생한 문제들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연금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김 회장의 4연임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융 본부 투자위원회에서 주총 안건 등을 수탁위원회에 보내주고 논의가 이뤄진다"며 "법률 리스크 등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만한 특정 기준이 있는데, 이 같은 기준에 비춰볼 때 (김 회장이) 큰 하자가 있어 보이진 않고 지난해 금융지주 CEO 연임 상황과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과거 김 회장의 3연임에 우려를 표명했던 금융당국은 이번 김 회장의 4연임에 대해선 '존중'한다는 의견을 밝힌 상황이다.
한편, 하나은행은 별도의 주총을 개최해 박성호 하나은행장 내정자를 2년 임기의 비상임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우리은행도 별도 주총을 열어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1년 추가 연임 부여 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