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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대마불사' 지정 놓고 옐런 재무-워런 상원의원 설전

[파이낸셜뉴스]
블랙록 '대마불사' 지정 놓고 옐런 재무-워런 상원의원 설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대마불사' 금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을 놓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상원은행위원회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으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옐런 장관이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시절이던 2017년 12월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24일(이하 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여당 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으로부터 맹 공격을 받았다.

워런 의원은 특히 이날 질의에서 운용자산 규모가 9조달러로 미국이나 중국을 제외하면 전세계 그 어떤 나라의 연간 국내총생산(GDP)보다도 더 많은 운용자산을 보유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대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왜 우려하지 않는지 비판했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워런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초대형 은행들을 '대마불사'로 분류하기 시작하면서 도드-프랭크 법에 따라 의회의 감독 권한을 강화했다고 운을 뗐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이 법에 따라 금융안정감시위원회(FSOC)를 설립해 금융시스템에 중요한 은행들의 행위를 감시하고 있다. 자산규모 5000억달러 이상 은행들이 규제 대상이다.

그러나 블랙록은 은행이 아니어서 기준을 180배 넘으면서도 대마불사 금융기관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워런 의원은 옐런 장관에게 "9조달러짜리 투자금융사가 파산하면 우리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옐런은 그러나 특정 업체를 지목하는 것보다 각 금융사들이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일례로 2016~2017년 FSOC가 손실과 이익이 무한정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이른바 '오픈엔드' 뮤추얼펀드의 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와 이에따른 펀드매니저들의 자산 급매가 불러올 수도 있는 잠재적 위험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옐런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금융시장이 붕괴되던 당시에도 같은 일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블랙록을 지정해 관리하는 것보다 금융시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답이었다.

그러나 워런은 블랙록이 대마불사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FSOC의 강도 높은 추가 조사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블랙록도 반격에 나섰다.

블랙록은 자사 운용자산은 회사에 속한 것이 아니라면서 이 가운데 3분의2는 연금저축으로 묶여 있기까지 하다고 강조했다.

블랙록은 또 블랙록이 은행이 아니라 자산운용사이고, 전세계 각국의 조사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에는 은행과 다른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면서 "우리 역시 자산 운용사로 강도 높은 규제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옐런도 이날 한 발 물러섰다.

그는 "파산할 경우 미 금융안정성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금융기관들을 (대마불사로) 지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