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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의혹 LH직원 평균 DSR 81% 정부 대출규제 정상작동 안한 탓"

참여연대·민변, 규제 강화 지적

"투기 의혹 LH직원 평균 DSR 81% 정부 대출규제 정상작동 안한 탓"
참여연대·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가계부채 폭증, 정부의 부실 대응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의 대출규제정책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LH 투기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차주별로 전면 적용하는 등 대출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경기 시흥시 소재 농지를 투기 목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LH 직원들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 DSR이 144%에 달해 연소득을 뛰어넘는 대출부담을 진 직원도 확인됐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2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가계부채 폭증, 정부의 부실대응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대출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LH 직원 땅투기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단체들이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정부가 일찍이 금융의 기본원칙을 지켜 차주별 DSR 40%를 전면 적용했더라면 LH 사태는 애초에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차주의 전체 부채수준과 상환능력을 감안한 포괄적 규제만이 과잉대출에 따른 가계의 부실과 부동산 투기를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와 민변이 시흥시 과림동 무지내동 일대 LH 직원들의 투기의심사례 11건을 직원별로 정리해 계산한 결과, 평균 DSR이 81%에 달했다.

참여연대는 "이는 20년 만기 연이율 3%의 대출조건을 가정한 것으로, LH 직원 평균연봉 실수령액 4354만원(2019년 기준) 중 3527만원가량을 채무 상환에 사용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DSR이 144%에 달한 LH 직원의 경우 연봉의 1.44배에 이르는 6269만7600원을 매년 채무 상환에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참여연대는 "소득 대부분 혹은 이상을 채무 상환에 쓴다는 것은 정상적인 토지거래가 아닌 시세차익을 위한 투기행위"로 판단했다. 아울러 정부의 대출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례라고 꼬집었다.


참여연대 금융경제센터 권호현 변호사는 "이 같은 계산은 다른 부채가 전무하다는 가정하에 만기를 20년으로 해 계산한 수치"라며 "여기에 자기 주택과 관련된 대출 등까지 포함할 경우 DSR 수치는 200%가 넘어갈 것"이라고 추산했다.

권 변호사는 "우리 금융당국이 DSR을 40%로 하고 있는데 차주별 적용이 아닌 은행별로 적용되고 있어 문제"라며 "그로 인해 어떤 사람은 DSR이 10%인데 반해 어떤 사람은 100%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시중은행(8개)의 DSR 구간별 신규취급 가계대출 현황에 따르면 DSR 40%를 넘는 신규 가계대출 비율은 24.7%로 파악됐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