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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스1
벚꽃이 예상보다 일찍 개화하면서 코로나19 방역에 또다시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일부 지자체는 '꽃놀이 명소'를 폐쇄하고 제한된 인원만 입장을 허가하는 등 대비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 나들이 인파가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소 느슨해진 방역 분위기에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29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서울 벚꽃은 지난 24일 개화를 시작한 뒤, 주말을 거치면서 만개하고 있다. 주말에 비가 왔지만 비가 그치면 벚꽂은 활짝 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측은 "1922년 서울 벚꽃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빠른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수도권에도 꽃나들이를 나서겠다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는 '벚꽃을 구경할 곳이 어디 있느냐', '올해는 꼭 꽃을 보고 오고 싶다'는 글이 늘어나고 있다. 군항제를 취소했지만 인파가 몰리는 창원시 진해구의 모습이 수도권에도 연출될 것이란 예상이다.
직장인 박모씨(32)는 "1~2개월 전과도 확실히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며 "실제 확진자는 줄어들지 않았는데, 봄이 되면서 마음만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도 벚꽃 나들이가 코로나19 확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벚꽃이 피면 이동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자칫 (방역이) 느슨해 지면 더 큰 고통의 시간이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자체들은 봄꽃축제를 대부분 취소하면서 방역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영등포구는 다음달 1일부터 12일간 국회의사당 뒤편 봄꽃길 1.7㎞를 전면 통제한다. 추첨을 통해 3500명에게만 벚꽃 관람의 기회를 준다. 송파구 석촌호수길도 다음달 1일부터 11일까지 폐쇄하며, 은평구도 불광천 벚꽃길 행사를 취소했다.
다만 일부 지역의 경우 '숨은 명소'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어, 나들이 인파가 완전히 억제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2년째 지속되는 방역 피로감으로 인한 '보복 심리'로 나들이 인파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의 경우 여의서로 뿐 아니라 여의나루역 주변 등 일부 지역도 폐쇄된다"며 "모 유명 공원의 경우 일부 시설 운영은 제한되나, 도보산책 자체가 제한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방역 당국도 강도높은 나들이 집중관리 대책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방역 당국은 나들이에도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적용하고, 전국 휴양지와 휴게소 등을 집중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윤태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역총괄반장은 "봄철 나들이를 떠나려는 국민은 같이 사는 가족 등 소규모 인원으로 가까운 장소를 당일 여행으로 다녀오길 권고한다"며 "단체나 장거리 여행은 자제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지역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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